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법규 위반 차량 나타나면 ‘쾅’…억대 보험금 챙긴 부부

교통법규 위반 차량을 골라 일부러 들이받은 수법으로 억대 보험금을 챙긴 범행으로 징역 중인 중년 부부가 또 다른 보험사기 행각이 들통나 형량이 추가됐다.

 

전주지법 형사6단독 김서영 판사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51)씨와 그의 아내 B(45)씨에게 각각 징역 8개월과 6개월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 부부는 2018년 9월부터 2022년 6월까지 4년여 동안 전주시내 교차로 등 일대에서 총 9차례에 걸쳐 고의로 교통사고를 낸 뒤 보험금으로 1억2000만원을 수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기관 조사 결과 이들은 차로를 준수하지 않거나 교통신호 등 법규를 위반한 차량이 보이면 우연을 빙자해 고의로 들이받아 사고를 낸 것으로 드러났다. 점선이 아닌 차선 변경이 불가능한 흰색 실선에서 차로를 변경하는 차량을 발견하면 순간 가속해 일부러 추돌하는 수법의 범행을 했다.

 

통상 보험사는 차로 변경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교통법규를 위반한 차량에 대해 과실 비율을 높게 책정하는 만큼 이들에 대한 보험 처리와 보험금 수령 절차가 손쉽게 이뤄졌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고의 사고를 낸 장소도 차량 간 접촉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도심 교차로 등이어서 오랜 기간 범행이 이뤄졌어도 보험사와 수사 기관의 의심을 피할 수 있었다.

 

앞서 이 부부는 이미 이런 보험사기 범행을 저질러 지난해 각각 징역 2년8개월의 형이 확정돼 수감생활 중이었다. 재판부는 기존 범행과 함께 재판받았을 경우의 형평성과 편취액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

 

김 판사는 “보험사기는 보험제도 근간을 해치고 다수 선량한 가입자에게 경제적 부담을 전가하는 등 사회적 해악이 큰 범죄”라고 지적한 뒤 “고의 교통사고를 통한 보험사기는 자칫 상대 차량 탑승자의 생명 또는 신체를 해할 수 있어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