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에서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인 흑인 유권자들의 표심이 이번 대선에선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상대적으로 덜 결집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흑인 남성들이 흑인 여성들보다 해리스 부통령을 덜 지지했다.
뉴욕타임스(NYT)·시에나대가 12일(현지시간) 공개한 여론조사(지난달 29일∼6일 조사, 흑인 유권자 589명 대상)에 따르면 흑인 유권자의 78%가 해리스 부통령을, 15%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훨씬 더 많은 지지를 받고 있지만 민주당을 절대적으로 지지해 온 흑인 유권자들이 과거 민주당에 보낸 압도적 지지에는 미치지 못한다. 2020년 대선 당시 흑인 유권자의 90%가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을, 2016년 대선 때는 흑인 유권자의 92%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뽑았다. NYT는 해리스 부통령이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약간의 표 차이로 승부가 결정될 핵심 경합주에서 승리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NYT는 흑인 유권자의 지지가 낮아진 가장 큰 이유로 민주당에 대한 실망을 꼽았다. 민주당이 오랫동안 흑인 유권자를 민주당의 ‘근간’이라고 치켜세우면서도 이들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흑인 남성 이탈이 눈에 띈다. 흑인 남성 70%가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했다. 2020년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 85%보다 크게 줄어든 수치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앞서 10일 해리스 부통령 지원 유세를 최대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의 피츠버그에서부터 시작했는데, 흑인 남성들을 겨냥해 “여러분을 비난한 전력이 있는 사람(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이 남성의 힘의 표시라 생각한다면 용납할 수 없다”며 “이번 대선에서 방관하지(sitting out) 말라”고 호소했다. NYT는 “민주당 전략가들은 흑인 투표율을 높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오바마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패션잡지 보그 홈페이지에 공개된 10월호 디지털 표지(사진)에 짙은 밤색 정장과 자주색 새틴 블라우스를 입고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