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민정씨와 미국 해병대 예비군 장교 케빈 황씨가 13일 오후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호텔 비스타홀에서 화촉을 밝혔다.
재계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에서 살면서 이웃 주민으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이후 ‘군’(軍)이라는 공통점으로 친해졌다. 민정씨는 2014년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자원 입대해 2015년 청해부대 소속으로 아덴만 파병, 2016년 서해 최전방 북방한계선(NLL)을 지키는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임무를 수행했다.
결혼식은 민정씨 부모인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양가 친·인척 및 SK그룹 경영진, 재계 인사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3시간가량 진행됐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신랑, 신부와 참석자들은 예식에 앞서 한·미 전우를 위한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민정씨는 최 회장의 손을 잡지 않고 홀로 식장에 들어섰고, 예식은 주례 없이 신랑과 신부가 결혼을 기념하는 각자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번 결혼은 재벌가의 흔치 않은 국제결혼인 데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이 지난 5월 재산분할 항소심 판결로 ‘세기의 이혼’을 한 뒤 처음 대면하는 자리여서 관심이 집중됐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식장 앞에서 환한 표정으로 하객을 맞았고, 신부 측 부모석에 나란히 자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과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 사촌인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SK가(家) 인사들도 일제히 참석했다. 결혼식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재계 총수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이 회장 외에도 구광모 LG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