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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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세 이순재 건강 어떻길래…결국 또 무대 못 선다

“휴식 필요” 공연 추가 취소

최근 건강 문제로 예정된 연극 무대에 서지 못한 원로배우 이순재(89)가 회복을 위해 추가로 공연을 취소했다.

 

배우 이순재. 연합뉴스

13일 제작사 파크컴퍼니에 따르면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는 이날부터 오는 20일까지 이순재의 건강상 이유로 공연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제작사는 “체력 저하로 휴식이 더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에 따라 부득이하게 공연 취소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생님(이순재)께서 공연 볼 날을 기다려주신 관객 여러분이 실망하게 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건강한 모습으로 반드시 다시 무대에 올라 보답할 수 있도록 회복에 집중하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는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오마주한 코미디극이다. ‘고도를 기다리며’ 속 주인공의 대역 배우들이 무대 뒤 분장실에서 자기 차례를 한없이 기다리면서 마주하는 삶의 질문들을 담은 극이다. 이순재는 곽동연, 카이, 박정복, 최민호, 정재원, 박수연 등 젊은 배우들이 주축인 이 작품에서 주인공 에스터 역을 맡아 극을 이끌고 있다.

 

이순재는 앞서 지난 10일에도 건강 문제로 연극과 마스터클래스(대가들의 공개 강좌) ‘70년 연기 철학’ 강연을 잇달아 취소했다. 당시 제작사는 “선생님(이순재)께서는 관객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평생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무대에 서고자 하는 의지를 표명했으나 휴식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강한 권고에 공연 취소를 결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날 함께 예정됐던 ‘70년 연기 철학’ 강연은 이순재가 배우를 지망하는 아동·청소년들에게 배우가 갖춰야 할 자세와 연기 철학에 관해 설명하는 행사다. 주최 측인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추후 이순재 배우가 건강을 회복하면 행사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순재는 2023년에는 ‘리어왕’ 연극을 마친 뒤 건강 악화로 목욕탕에서 쓰러지는 일이 있었다고 언론과 인터뷰에서 밝히기도 했다.

 

1934년 함경북도 회령 출생인 이순재는 서울대 철학과에 재학 중이던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했다. 구순을 앞둔 나이에도 최근 드라마 ‘개소리’ 주연을 맡는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