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채식주의자’와 ‘흉터’를 스크린에서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CJ CGV는 14일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해 두 영화를 17일부터 단독 상영한다고 밝혔다.
2010년 개봉한 영화 ‘채식주의자’는 평범한 삶을 살아오던 여성이 갑자기 육식을 거부하고 채식주의를 선언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한강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영화에선 배우 채민서가 주인공 영혜 역을 맡았다. 그의 형부 민호 역은 현성이, 언니 지혜 역은 김여진이 각각 소화했다.
2011년작 ‘흉터’는 한강의 소설집 ‘내 여자의 열매’에 수록된 ‘아기 부처’가 원작이다. 감정이 메마른 여자와 지울 수 없는 상처 때문에 완벽주의에 집착하는 남자의 외롭고 위태로운 결혼 생활을 보여준다. 배우 박소연이 선희를, 정희태가 상협을 각각 연기했다.
두 작품은 모두 임우성 감독이 연출했다. 개봉 당시에는 작품성과 흥행 모두 좋은 평을 받지 못했다.
재개봉은 CGV용산아이파크몰 등 전국 45개 극장에서 이뤄지며, 티켓가격은 ‘채식주의자’ 1만원, ‘흉터’ 6000원이다.
한강의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그의 작품이 영화·연극으로 만들어질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소년이 온다’는 2019년 연극으로 초연됐다. 서울문화재단 남산예술센터와 공연창작집단 뛰다가 손잡고 ‘휴먼 푸가’라는 연극으로 상연했다.
하나의 사건이 낳은 고통이 여러 사람의 삶을 통해 반복되는 소설의 구조를 독립된 멜로디가 반복·교차하는 음악 형식인 푸가에 접목해 극을 구성했다. 이 작품은 초연 당시 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3’에 선정되는 등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채식주의자’ 역시 2020년 국립극단이 벨기에 리에주극장과 연극으로 만들기로 했으나 기획단계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해 무산됐다. 당시 벨기에의 세계적인 연출가 셀마 알루이가 직접 한강과 만나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