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반도체 제조업체 TSMC가 인공지능(AI) 칩 시장을 겨냥해 유럽에 더 많은 공장을 세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14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대만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우청원 주임위원(장관급)은 이날 방송된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독일 드레스덴에 첫 번째 반도체 공장 건설이 시작됐으며 향후 다양한 시장 부문을 위한 추가 공장 계획도 진행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우 위원은 AI 시장이 가장 중요한 분야가 될 것이라며, 미국의 엔비디아(Nvidia)와 AMD의 칩을 포함한 여러 반도체 회사들이 TSMC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TSMC가 드레스덴에서 생산시설을 확대할 것인지 아니면 EU의 다른 지역에 새 공장을 세울지 것인지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 위원은 또 대만 반도체 기업들이 11월 미국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미국 내 확장에 대한 추가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TSMC는 65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에 공장 3개를 짓기로 했다.
그는 “그곳으로 이전할 경우 더 비싸기 때문에 대만 기업에는 단기적으로 고통스러울 것”이라면서도 “스스로 발전할 수 있기에 장기적으로는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대부분의 반도체를 대만에서 생산하고 있는 TSMC는 부분적으로 중국과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대비해 미국, 일본, 독일에 새로운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수백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드레스덴에서 착공한 TSMC의 유럽 첫 공장에서는 AI 칩을 비롯해 유럽 제조업의 핵심인 자동차·산업용 반도체 웨이퍼를 생산할 예정이다. 2027년 말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해 2029년 전면 가동 시 연간 48만 개의 실리콘 웨이퍼를 제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EU는 해당 공장 착공식에 맞춰 독일 정부의 50억 유로(약 7조4000억 원) 규모의 보조금 지급 계획을 승인했다. 이는 역내 반도체 제조 역량 육성을 위해 작년 9월 ‘EU 반도체법’이 발효된 이후 EU 집행위가 승인한 국가 보조금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이런 가운데 TSMC가 오는 17일 발표하는 3분기 이익이 수요 급증 덕에 40%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금융분석업체 LSEG의 분석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앞서 지난 10일 TSMC는 3분기 236억2200만 달러(약 31조866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LSEG의 시장 전망치 233억3000만 달러(약 31조4721억 원)를 웃도는 것으로, 작년 동기의 173억 달러(약 23조3377억 원) 대비 36.5%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