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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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군단’ 리더의 위엄, 두통과 어지럼증이 있어도 홈런을 때려낸다…구자욱 “최소 경기로 PO 뚫겠다”

두통이 심해 경기가 끝난 뒤 어지럼증으로 인한 구토 증세를 보일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팀에 승리를 안기는 결정적인 3점포를 때려냈다. 홈런 1개만 때려낸 게 아니라 3안타에 볼넷 1개까지. 그야말로 타격기계와 같은 면모를 보여줬다. ‘사자군단’의 리더이자 주장의 품격이 제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삼성의 간판 구자욱이 컨디션 난조를 딛고 플레이오프 2차전 승리를 위해 다시 달린다.

 

구자욱은 14일 LG와의 2024 KBO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인터뷰를 가졌다. 전날 3점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3득점 1볼넷으로 맹활약하며 삼성의 10-4 승리를 이끌고 데일리 MVP를 수상했다. 수훈 선수 인터뷰를 가질 예정이었지만, 어지럼증으로 인한 구토 증세를 보여 인터뷰를 건너뛰어야 했다.

 

구자욱에게 몸상태를 묻자 “어제보다는 좋은 컨디션이다. 괜찮아졌다”라고 답했다. 이어 “어제 경기 전부터 컨디션도 좀 안좋고, 두통이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님에도 타격과 수비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구자욱이다. 그는 “몸이 안 좋다보니 긴장할 겨를이 없어서 그랬던 것 아닌가 싶다. 운이 좋았다”라면서 “홈런 상황도 앞에서 (김)지찬이와 (윤)정빈이가 편하게 칠 수 있게 출루해줬고, 어떻게든 컨택해서 1점을 도망가자는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섰다. 운 좋게 제가 좋아하는 코스에 볼이 들어와서 홈런이 나왔던 것 같다”고 몸을 낮췄다. 이어 “제가 잘 해서 이겼다기 보다 우리 야수들 수비도 좋았고, 투수들도 좋았다. 모든 선수들이 덕아웃과 그라운드를 가리지 않고 집중해서 나온 결과”라면서 “저희가 팀 홈런도 1위지만, 수비도 1위다. 경기 초반에 (이)재현이나 (김)영웅이가 어려운 타구를 자연스럽게 처리하는 모습이 나왔다. 수비로 1차전을 이겼다”고 덧붙였다.

 

3년 만에 가을야구 초대장을 받아든 삼성을 두고 젊은 선수들의 비중이 높아 큰 경기에서는 약하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구자욱은 “젊은 선수들이 활기차게 즐기고 있더라.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어린 선수들이 결과를 내면서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 좋은 선수가 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구자욱은 한국시리즈를 향한 열망도 드러냈다. 그는 “저희뿐만 아니라 LG도 한국시리즈에 올라가고 싶은 마음은 똑같을 것이다. 최대한 빨리 분위기를 타서 빠르게 시리즈를 끝내는 게 목표다. 그래야 휴식도 하고 한국시리즈를 정상적으로 치를 수 있다. 최소 경기로 플레이오프를 뚫는 게 목표”라고 굳은 각오를 드러냈다. 


대구=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