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원도심과 서울 남서부 구로구를 연결하는 대심도(大深度) 자동차전용도로 건설이 추진된다. 완공 시 인천항, 인천시청 등 인천 주요 거점에서 서울 여의도 및 강남권까지 통행시간이 30∼40분대로 크게 단축될 전망이다.
인천시는 제4경인고속화도로 사업의 적격성조사를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에 의뢰했다고 14일 밝혔다. 앞서 민간제안으로 지난 7월 제4경인고속화도로 청사진이 접수됐고, 시는 그동안 내부적으로 타당성 여부를 검토해 왔다.
해당 구간은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에서 서울 구로구 오류동을 잇는 총연장 18.7㎞, 왕복 4차로다. 약 1조8000억원을 투입하고 공사 기간은 5년으로 추산된다. 지하 70∼80m 규모를 다니는 지역 최초의 도시고속도로다. 완공은 2034년을 목표로 잡았다.
손익공유형 민간투자(BTO-a) 방식을 도입한다. 시설 건설과 운영에 필요한 최소 운영비만큼 공공기관이 보전해 사업 위험성을 낮추고 초과이익이 나면 공유한다. 시는 내년 말 적격성조사가 끝나면 민간투자사업 심의위원회를 거친 뒤 제3자 제안공고, 실시협약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과거 이 노선은 2020년에도 민자사업 제안서가 제출돼 적격성조사를 벌인 바 있다. 인천대로 가좌IC 부근에서 시작해 남부순환로 오류IC까지 15.9㎞ 구간이었다. KDI 측이 적격성을 따져본 결과, B/C(비용 대비 편익)값이 0.94로 나와 타당성을 확보하는 1.0을 넘지 못해 무산됐다. 이후 시는 제4경인고속화도로를 제2차 도로건설·관리계획과 2040년 인천도시기본계획에 반영하는 등 재시동의 발판을 마련했다. 민자사업자와의 지속적인 협의로 여러 경제성 확보 방안을 마련했다는 평이다.
이번 재추진 과정에서는 당초 가좌IC 시점을 인하대학교 인근 인천대로까지 일부 연장시킨 게 가장 두드러진다. 이를 통해 인천항과 곧장 통하고, 미추홀구뿐만 아니라 중구·동구 일대 원도심 활성화로 이어지는 시너지 효과를 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선8기 인천시의 주요 공약인 제물포르네상스 프로젝트와 유기적으로 연계시키는 구상이다.
시는 제4경인고속화도로가 뚫리면 현행 동서축 도로망인 제1·2경인고속도로의 교통량 분산으로 현재 혼잡도를 크게 낮출 것으로 봤다. 당장 일일통행량은 제1경인고속도로 18만대, 제2경인 14만대 수준으로 차량 정체가 심각한 상황이다. 시는 두 곳에서 최소 10% 이상의 혼잡률 완화를 내다보고 있다.
김인수 시 교통국장은 “제4경인고속화도로는 원도심 지역 약 70만명의 주민들에게 혜택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