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붙는 관세를 최고 45.3%로 인상하는 계획을 이달 말부터 시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U 당국자는 “(중국과) 협상 타결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겠지만 10월 말까지 합의에 도달하기는 굉장히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해결해야 할 굉장히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다른 제품에 대한 관세 협상의 경우 상대적으로 단순한 특성의 제품을 대상으로 했지만, 전기차라는 상품 자체가 워낙 복잡하기 때문에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EU는 과잉 보조금을 받고 낮은 가격에 판매되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현행 관세율 10%에 상계관세를 추가로 부과해 최종 관세율을 최고 45.3%까지 올리는 방안을 지난 4일 승인했다. 그러면서 관세 인상 대신 판매가 하한선을 설정하겠다는 중국 측의 제안을 두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인상된 관세안의 관보 게재 시점인 이달 30일 전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31일부터 5년 간 고율관세가 부과된다.
이와 관련해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상계관세 발효 뒤에도 중국과 협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격 설정 약속이나, 유럽에 대한 투자와 같이 상계관세를 대신할 제안이 모두 협상 테이블에 있다”며 공정한 경쟁의 장이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프랑스에서 열린 유럽 최대 규모의 자동차 전시회 ‘파리 모터쇼’에서는 EU의 관세 계획에 대한 불만이 잇달아 표출됐다.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의 스텔라 리 부사장은 로이터에 “(관세 인상에 따른) 비용은 누가 지게 될까? 소비자들이다”라며 “그래서 사람들이 매우 우려하는 것이며, 더 가난한 사람들의 (전기차) 구매를 가로막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산에 대한 국경 폐쇄는 함정”이라며 “그들은 유럽 내 공장에 투자함으로써 관세 장벽을 우회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의 유럽 진출로 유럽 역내 제조업체들이 일부 공장을 폐쇄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