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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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학진흥원, 영천 이씨 운곡문중 유물 전시 15일 개막

기탁문중예우 특별전 ‘금성산의 붉은 마음, 구름골에 피어나다’

한국국학진흥원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으로 '2024 기탁문중예우홍보 특별전' ‘영천 이씨 운곡문중, 금성산의 붉은 마음, 구름골에 피어나다’ 전시를 15일 개막한다고 밝혔다. 

 

한국국학진흥원은 해마다 기탁 유물을 중심으로 한 특별전을 열고 있는데, 올해로 스무 번째를 맞이했다.

 

◆상서로움이 깃든 금성산 아래 자리 잡은 영천 이씨

 

영천 이씨 영동정공파는 고려시대 영동정을 지낸 이박을 시조로 한다. 

영천 이씨 운곡문중 유물 전시 포스터.

군위 지역에서 세거하던 영천 이씨는 14세 학동(鶴洞) 이광준(李光俊)이 의성 산운마을로 입향하면서 영천 이씨 집성촌을 이루게 됐다.

 

의성 산운마을은 자연경관이 수려할 뿐만 아니라 수많은 전설을 간직한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화산인 금성산과 비봉산에 둘러싸여 있는 옥녀산발형의 지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예로부터 명당으로 알려진 옥녀산발형은 뭇사람의 선망을 받는 재자가인과 뛰어난 인물이 많이 배출되는 곳이라고 인식돼 왔다.

 

◆붉은 마음을 지켜 400년을 내려온 산운 이씨들

 

산운마을에서는 학동 이광준을 시작으로 그의 아들 경정 이민성, 자암 이민환을 비롯 손자 순호 이정상, 만옹 이정기가 문과 대과에 급제했다.

 

또 다른 손자인 이정지와 이정오가 무과에 급제했다. 할아버지, 아버지, 손자 3대가 잇따라 문과와 대과에 급제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3대에 걸쳐 5명의 문과 대과 급제자와 4명의 무과 급제자를 배출했다는 것은 당시 상황으로서는 웬만한 가문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에 가까웠다. 

 

이에따라 산운마을에 사는 영천 이씨들은 자신들을 ‘산운 이가’로 특별히 칭할 정도로 대단한 자존심을 지녔으며, 정조대 운곡 이희발이 활약하면서 영남의 명문으로 자리잡게 됐다.

 

이희발은 1795년(정조 19년)에 식년 문과에 급제한 뒤 규장각의 초계문신으로 발탁됐고, 승지·병조참판·형조판서와 영해 부사, 영월 부사 등 외직을 두루 역임했다. 

이희발의 백지시권(영천 이씨 운곡문중 기탁자료). 한국국학진흥원 제공

백성들은 임기가 끝나고 돌아가는 이희발의 공덕비를 세우고 칭송했다. 

 

조정에서는 이희발을 정조·순조·헌종을 섬긴 명신으로 인정해 기로소에 들게하고, 사후에는 ‘희정’이라는 시호를 내렸다.

 

◆의성 선비들의 정신이 담긴 유물, 유교문화박물관으로 나들이하다

 

이번 전시에는 영천 이씨 운곡문중 관련 자료 60여 종을 선보인다. 

 

의성에 뿌리내린 영천 이씨의 역사를 보여주는 족보, 호패 등의 유물과 영천 이씨 문중에서 만들어 낸 문집 책판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조선을 대표하는 문장, 글씨, 그림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해동삼절첩'도 전시한다. 

해동삼절첩(소장 개인소장).

'해동삼절첩'은 이광준과 그의 아들 민성, 민환이 석봉 한호, 간이 최립과 동행해 금강산을 유람하며 남긴 것이다. 

 

후에 탄은 이정의 묵죽화를 추가하고, 3부를 만들어 삼부자가 나눠 간직했다고 전해진다. 

 

이뿐만 아니라 운곡문중의 대표적인 인물인 이희발의 일대기를 살펴볼 수 있는 초계봉사, 기사월봉첩, 초상 등도 함께 전시하는 등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유교문화박물관 전경.

한편 한국국학진흥원 유교문화박물관 '2024 기탁문중예우홍보특별전' ‘영천 이씨 운곡문중, 금성산의 붉은 마음, 구름골에 피어나다’ 전시는 이달 15일부터 내년 2월 2일까지 유교문화박물관 4층 기획전시실Ⅰ에서 개최된다.


안동=이영균 기자 lyg02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