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짧은(숏컷) 20대 여성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을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선처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창원지법은 15일 남성 A씨와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인 징역 3년을 유지했다.
사건은 지난해 11월 경남 진주시 한 편의점에서 발생했다. 당시 A씨는 해당 편의점에서 일하던 B씨의 머리카락 길이를 두고 문제 삼았다. 숏컷 헤어스타일을 한 B씨가 페미니스트라고 본 것이다.
A씨는 “너는 페미니스트니까 맞아도 된다”는 말을 되풀이하며 B씨를 폭행했다. 또 이를 말리던 50대 남성 C씨도 폭행했다. A씨의 폭행에 B씨는 병원에서 영구적 청력 상실 진단과 보청기 착용을 권유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날 항소심에서 피해자 2명 모두 극심한 정신적 충격과 육체적 손상을 입었고, 심신미약 인정이 부당하다는 이유로 1심 구형과 같은 징역 5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이 심신미약이 부당하다는 증명을 하지 못했다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또 가해 남성의 항소도 심신 미약 주장은 이미 원심에 반영됐다는 이유로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여전히 심각한 정신적·육체적 피해를 안고 살고 있고, 가해 남성이 유치장 출입문을 걷어차 부수는 등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한편 A씨의 폭행을 말리다 크게 다친 C씨는 의상자로 인정됐다. 지난달 12일 진주시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의상자 인정 직권 청구 심사 결과 의상자로 C씨를 최종 인정했다. 의사상자는 직무 외 행위로 구조 행위를 하다가 사망이나 부상을 입었을 때 지정된다.
C씨는 당시 사건으로 안면부 골절상과 함께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다. C씨는 창원 시민으로 당시 잠시 볼일을 보러 진주에 왔다가 봉변을 당했다. 특히 병원과 법원을 오가는 탓에 다니던 회사에서 퇴사했으며, 이로 인해 일용직을 전전하는 등 생활고에 빠졌다.
보건복지부는 C씨는 직무 외 시간에 범죄행위를 제지하다 부상을 입은 것으로 판단했다. 의상자는 부상 정도에 따라 1등급부터 9등급까지 구분되는데, A씨는 9등급을 받았다.
의상자로 지정된 C씨는 국가와 지자체로부터 각각 지원을 받게 된다. 국가로부터는 보상금을 지급받고 의료급여와 교육보호, 취업 보호 등에 혜택이 발생한다. 또 국립묘지 안장과 공직 진출 지원, 주택 특별공급 기회도 얻을 수 있다.
경남도는 매달 일정의 수당을 지급하며, 진주시는 C씨에게 의상자 증서와 별도의 위로금을 전달했다. 또 C씨는 보건복지부 지원금 1100만원, 경남도 특별위로금 100만원, 진주시 특별위로금 200만원, 명절 위문금 30만 원 등 1500만원 상당을 수령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