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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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서 독립”… 광주 공공배달앱 잘 나가네

市 적극 재정투입에 활성화

점유율 17.3%… 전국 평균의 5배
최근 4년 간 관련 예산 43억 투입
중개수수료 47억 절감 효과 거둬
“정부 배달료 지원, 민간 흘러가
민간 독점방지 입법 필요” 지적

광주 공공배달앱 점유율이 전국 평균보다 5배 이상 높은 데는 시의 재정투입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광주시에 따르면 올 6월 기준 광주 공공배달앱 점유율은 17.3%이다. 전국 평균 공공배달앱 점유율(3.87%)보다 5배 이상 높다. 광주는 공공배달앱에 최근 4년간 43억원을 투입해 47억원의 중개수수료 절감 효과를 거뒀다. 이처럼 광주 공공배달앱 점유율이 높은 것은 지속적인 재정 투입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달 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이상갑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은 “광주시는 공공배달앱에 2012년부터 연간 적게는 6억원, 많게는 16억원의 예산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번 행안위 국감에서는 대형 배달앱의 독점에 따른 폐해와 독점규제를 위한 입법, 공공배달앱 활성화를 위한 정부 지원 등이 쟁점으로 부상했다. 이 부시장은 이날 공공배달앱을 운영하는 지자체를 대변해 배달앱 중개수수료 상한제 등 온라인플랫폼 독점 규제를 위한 국회 입법과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정부가 소상공인을 위해 지원하는 배달수수료 2000억원이 취지와 달리 오히려 민간 대형 배달앱의 배만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배달수수료 지원금이 시장을 독점하는 배달의민족 등 민간배달앱 시장으로 흘려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부시장은 “민간배달앱의 전체 시장 점유율은 96%인 데 반해 공공배달앱은 4%에 불과할 정도”라며 “이런 구조에서 정부가 현재 방식으로 배달료 2000억원을 지원하면 이 가운데 96%는 배달의민족 등 민간배달앱으로 가게 된다”고 말했다.

정부 예산이 공공배달앱에 집중될 때 민간배달앱의 배를 불리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온다. 광주시 공공배달앱 재정지원과 주문·매출건수가 비례하고 있는 점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광주시가 올 8월 한 달간 배달의민족에서 벗어나 공공배달앱 활성화를 위해 ‘배민독립운동’을 벌인 결과 큰 효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간배달앱보다는 공공배달앱 사용을 독려한 이 캠페인에서 공공배달앱의 매출액과 주문 건수가 전월보다 17%까지 증가했다.

이 부시장은 “배달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96%라는 독점 지위로 민간배달앱이 가격결정권을 쥐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민이 9.8%라는 높은 수수료를 책정해 이득을 창출하고 그 이득으로 마케팅을 강화해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민간배달앱의 가격결정권을 제한하는 법·제도 정비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광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