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별 대응 전략 모색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입니다.”
1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2024 세계금융포럼’에 참석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축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 대선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판세가 안갯속을 걷고 있으므로, 대선 결과의 여파를 사전에 다각도로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 원장은 이날 포럼이 ‘2024 미국 대선과 경제 안보: 한국 경제의 대응 전략’을 주제로 열린 데 대해 “이런 때에 미국 대선의 향방과 그 결과에 따른 한국 경제·증시에 대한 영향을 살펴보는 이번 포럼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금감원장으로서 미 대선 결과가 초래할 금융시장 불안정을 최소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공조로 미국 대선, 통화 정책 전환, 중동 불안 등이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 점검하고 대응하겠다”며 “‘초저금리로의 회귀’와 같은 시장의 막연한 기대감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지연 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금융 불안 요인에 대한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국내외 통화 정책 변화로 증가한 유동성이 부동산 자금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경계하고 내수 회복과 투자 활성화로 이어지게끔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을 소관 부처로 둔 국회 정무위원회의 윤한홍 위원장(국민의힘)은 영상 축사에서 “미국 대통령 선출은 단순히 정치 지도자 한 명을 뽑는 일이 아닌데, 갈수록 심각해지는 미·중 패권 경쟁, 그에 따른 경제·안보적 불안정성과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수출주도형 경제 성장을 해온 우리나라는 창의적 외교와 유연한 경제적 대응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조언했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지면 축사에서 “우리 업계에선 ‘불확실성 속에 연착륙’을 위한 대비를 지속 중”이라며 “대선주자별 공약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대선 결과가 국내외 증권·금융시장에 미칠 영향력을 시나리오별로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희택 세계일보 사장은 “어느 후보가 당선돼도 ‘미국 우선주의’ 정책 기조에 따라 자국 제조업 최우선 정책을 펴고, 중국과는 지금처럼 견제·경쟁하는 노선을 강화할 것”이라며 “미·중 시장을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우리 기업들로선 새 정부의 대중국 정책 강도에 따라 투자 전략을 다시 짜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유럽과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과 그로 인한 공급망 차질 문제도 미국 대선이 끝나고 다시 주요 이슈로 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에는 정관계 및 금융계 주요 인사 20여명을 비롯해 약 200명이 참석해 깊이 있는 토론을 벌였다.
금융권에선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박봉규 IBK기업은행 부행장, 장광익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윤창현 코스콤 사장,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 이재연 서민금융진흥원장, 정우용 상장회사협의회 정책부회장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