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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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재집권 위험” vs “해리스, 최악 부통령”

美 대선 격전지 펜실베이니아 맞대결

해리스 ‘민심 풍향계’ 이리카운티 유세
“좌파소동 땐 軍 동원” 트럼프 언급에
“자신에 굴복 않으면 국가의 적 취급”

트럼프는 필라델피아서 타운홀 미팅
“바이든도 최악이나 해리스보다 똑똑
취임 첫날 셰일가스 시추·국경 폐쇄”

11월 미국 대선의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을 3주 정도 남겨놓고 최대 격전지 펜실베이니아를 나란히 찾아 막판 맞대결을 펼쳤다.

해리스 부통령은 북부 경합지역 이리카운티,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필라델피아 근교 오크스를 찾아 서로를 비판하며 부동층 표심에 호소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이리카운티 유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 발언을 문제 삼으며 그의 재집권이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로 연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동층을 잡아라” 11월 미국 대통령선거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 공략에 나선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 사진)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지지자들 앞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이리·오크스=AFP·EPA연합뉴스

해리스 부통령은 ‘대선 당일 급진 좌파의 소요가 있을 경우 주방위군이나 군을 동원해야 할 수도 있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그는 자기를 지지하지 않고, 자기 의지에 굴복하지 않는 사람을 국가의 적으로 여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트럼프 집권 2기’가 미국에 리스크가 될 것이며 매우 위험한 일이 될 것이라고 믿는 이유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유세한 이리카운티는 2016년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 2020년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 곳이다. 펜실베이니아 전역에서 2016년과 2020년에 승리한 후보가 바뀐 카운티는 이리카운티와 필라델피아 근교 노샘프턴카운티뿐이어서 민심의 ‘풍향계’로 꼽히는 지역이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이 14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오크스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날 펜실베이니아 최대 도시 필라델피아 교외 오크스에서 개최한 타운홀 미팅(유권자들과 대화)에서 그는 “우리는 사우디아라비아보다, 러시아보다, 그 어떤 나라보다 더 많은 액체 금(석유)을 갖고 있다”며 “취임 첫날 시추할 것이다. 첫해에 에너지 비용을 50%로, 내년 1월부터 1년 동안 전국의 에너지 가격을 절반으로 낮추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셰일가스가 펜실베이니아의 주요 수입원이라는 점을 고려해 근교 민심에 호소하기 위한 언급으로 풀이된다.

또 취임 첫날 국경을 폐쇄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쟁 상대인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선 “우리에게는 최악의 대통령과 부통령이 있다. 그리고 부통령이 더 나쁘다”며 “사실 그녀(해리스)는 더 위험해 보이지만, 그(바이든)가 그녀보다 더 똑똑하다”고 맹비난했다.

펜실베이니아는 7개 경합주 중 가장 많은 19명의 선거인단이 있어 가장 중요한 격전지로 꼽히는 데다 후보 간 격차가 1∼2%포인트밖에 나지 않아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후보들은 대선 직전까지 펜실베이니아를 더 찾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지지율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짝 따라붙자 해리스 부통령은 승기를 되찾기 위한 여러 전략을 내놓고 있다. 그는 이날 ‘흑인 남성을 위한 기회 어젠다’라는 제목이 붙은 공약을 내놨다. 전통적인 집토끼였던 흑인 유권자들의 민주당 지지가 지난 대선에 비해 높지 않은 주된 요인으로 흑인 남성들의 이탈이 꼽혔기 때문이다. 공약은 낙후지역 기업가들에게 2만달러(약 2700만원)까지 탕감받을 수 있는 대출 100만건 제공, 기호용 마리화나(대마) 합법화 등 흑인 남성들을 겨냥한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4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이리의 이리 보험 아레나에서 유세하고 있다. AP뉴시스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 주요 언론 중 가장 친트럼프 성향으로 꼽히는 보수 성향 폭스뉴스 인터뷰를 통해 ‘적진 공략’까지 나선다. 폭스뉴스는 이날 해리스 부통령의 인터뷰가 16일 녹화 방송된다고 밝혔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