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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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약속한 미녀에 속아 630억 잃은 남성들…그녀들의 정체는 [수민이가 궁금해요]

딥 페이크 기술로 만든 가짜 여성의 얼굴로 남성들을 속여 수백억원을 뜯어낸 홍콩 범죄 조직이 붙잡혔다. 딥페이크는 가상의 외형을 실제처럼 보이도록 하는 기술이다. 피해 남성들은 영상 통화로 검증에 나섰지만 속임수를 간파하지 못했다.

 

15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딥 페이크 기술로 만들어진 가짜 여성과 사랑에 빠진 남성들에게 4600만 달러(약 628억원)를 가로챈 혐의를 받는 사기 조직 구성원 27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진은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이 조직은 남성 21명, 여성 6명으로 구성됐다. 전형적인 온라인 로맨스 사기 수법을 이용해 범죄를 저질렀다.

 

조직원들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피해자와 접촉한 뒤 가상으로 만든 미녀의 사진으로 호감을 샀다. 성격·학력·직업 등 여러 면에서 완벽한 여성을 만든 뒤 대화를 통해 신뢰를 쌓았다. 피해자와 연인 관계가 되면 결혼을 빙자해 가짜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에 투자를 유도했다.

 

범죄조직은 피해자들에게 조작된 수익 거래 기록을 보여주며 이들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돈을 인출하지 못하자 그제서야 속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조직이 정교한 딥 페이크 기술로 조직원의 외모와 목소리, 옷차림, 말투 등을 매력적인 여성으로 바꿨기 때문에 피해자들은 영상 통화를 했음에도 자신들이 우월하다고 여겨지는 여성과 낭만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고 믿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진은 기사 특정 내용과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9일 사기 조직을 급습한 경찰은 현장에서 컴퓨터 여러 대, 휴대전화 100대 이상, 20만 홍콩 달러가 넘는 범죄 수익금, 고급 시계 등을 압수했다.

 

조사 결과 체포된 용의자들은 21~34세 사이의 고학력자로, IT 기술 관련 학과를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 범죄조직은 지난해 10월부터 활동해 1인당 한 달에 10만홍콩달러(1750만원)가량의 범죄 수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