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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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4개월 전 수장고서 물 '뚝뚝'…유물 7점 피해

수장고 2곳서 누수 발생…"허술한 관리 체계·형식적 점검 드러나"

한국 대표 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수장고에 물이 새면서 유물 일부가 피해를 본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1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의원이 국립중앙박물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19일 박물관 수장고 2곳의 천장에서 누수가 발생했다.

피해가 발생한 7수장고 천장 모습. 양문석 의원실 제공

피해가 발생한 수장고는 7·8 수장고로 분류된 공간이다.

7 수장고에서는 철 이외의 모든 금속류 유물을, 8 수장고는 나무로 만든 유물을 보관하고 있다.

당시 8 수장고에 설치된 누수 감지기에서 경보가 발생해 시설 내부를 확인한 결과, 천장에서 물이 새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점검 결과, 총 5건 7점이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에는 동원(東垣) 이홍근(1900∼1980) 선생이 국가에 기증한 나전 상, 건축가 천병옥 씨가 1993년에 기증한 조선시대 원앙 장 등도 포함됐다.

박물관 관계자는 "천장에서 물이 떨어져서 바닥 일부도 젖었다"며 "유물에 물이 닿아 얼룩이 지는 등 피해가 확인돼 바로 물기를 제거하고 보존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누수는 수장고 바로 위 식당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박물관은 6월 19∼20일 이틀간 전문 업체를 통해 누수 원인을 파악한 뒤, 식당 측과 협의해 바닥 등을 공사했다.

박물관 측은 "누수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 더 이상 피해가 없도록 조치했다"며 "이후에도 수장고 시설을 지속해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물관의 안전 관리나 대처가 미흡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국보, 보물을 비롯해 40만점이 넘는 유물이 관리하고 있다.

의원실에 따르면 8 수장고의 누수 감지기는 피해가 발생하기 일주일 전인 6월 12일에도 한 차례 울렸으나 당일 수장고 관리 일지에는 누수 관련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다.

양문석 의원은 "유물 관리 체계가 허술하고 점검 과정이 형식적이었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부실한 관리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묻고 점검 절차의 투명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