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 체제의 진보 교육 생명력을 연장케 한 진보 진영 정근식 교육감 후보의 보궐선거 당선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17일 축하 논평을 냈다. 진보 진영은 조 전 교육감이 2014년 선거부터 3선에 성공한 후 이번 보궐선거까지 4연속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승리를 거뒀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이날 논평에서 “서울시민들은 더 이상 낡은 경쟁 교육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시험 경쟁을 부활시키고 전교조의 참교육 정신을 혐오·폄훼한 후보는 종국의 심판을 받았다”고 의미를 짚었다. 이어 “학생인권조례, 생태전환조례를 폐지하고 해직교사에게 다시 씻지 못할 상처를 낸 국민의힘 서울시의회는 지난 총선에 이어 교육감 선거 결과에 대해 준엄한 민심ㄴ을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부는 “역사 앞에서 당당하기 위한 교육은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역사 왜곡을 바로잡는 것”이라며 “독립운동과 민주주의 역사에서 희생과 헌신하신 분들을 기억하고 그 정신을 살리는 교육”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혐오와 차별을 넘어 협력과 연대에 마음을 낼 줄 아는 민주시민을 기르는 교육”이라고 덧붙였다.
입시지옥과 문제풀이 경쟁 교육을 멈추고 학생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교육 혁신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교육이라면서다. 계속해서 “당장 임기가 시작되는 교육감이 할 수 있는 일은 흔들리면서도 배움의 현장을 지키고 있는 학생, 교사, 직원들을 묵묵히 응원하고 격려하는 것”이라고 지부는 밝혔다.
앞서 지난 16일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서 정 후보는 총 96만3876표를 얻어 득표율 50.24%를 기록, 총 88만1228표로 득표율 45.93%를 기록한 보수 진영의 조전혁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윤호상 후보는 7만3148표로 득표율 3.81%를 기록했다.
정 후보의 득표율은 2022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현직이었던 조 전 교육감의 최종 득표율 38.10%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조 전 교육감은 2014년 초선에서는 39.08%, 2018년 재선에서는 46.5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아울러 역대 교육감 선거 중 5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은 2012년 보궐선거 당시 보수 후보였던 문용린 후보(54.17%)가 유일하다.
유권자들은 조 후보가 내걸었던 교육정책의 급격한 변화보다는 현재의 틀을 유지하면서 그동안 지적된 취약점을 일부 보완·개선하는 방식에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윤 후보가 ‘중도보수’를 표방하면서 보수 진영의 표가 일부 분산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보궐선거는 해직 교사 부당 특채 혐의로 기소된 조 전 교육감이 대법원의 징역형 집행유예 확정 판결로 직을 상실하면서 치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