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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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성형 외국인에 9년간 부가세 1467억원 환급… 제도 재검토해야”

의료대란에도 외국인 미용성형 의료관광은 역대 최고

의대 증원으로 전공의·의대생들의 집단행동이 8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미용성형 관광은 역대 최대로 성황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아울러 미용성형 외국인에 9년간 1500억원에 가까운 부가가치세를 환급해줬는데, 이는 국민에 대한 역차별로 제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 시내 한 성형외과의 모습. 연합뉴스

17일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서울송파병)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외국인환자 유치 지원사업 현황’에 따르면, 의정갈등으로 인한 의료대란에도 불구하고 올해 6월까지 미용성형 부가세 환급 건수가 41만3276건으로 지난해 환급 건수인 38만3665건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미용성형 부가세 환급제도가 시작된 2016년 4월부터 2024년 6월까지 8년 3개월간 총 120만7358건이 환급됐고, 환급 금액은 총 1467억원이다. 2016년부터 꾸준히 증가한 외국인 미용성형 환자는 코로나19로 급감 하다가 코로나19 종료 후 폭증하기 시작해 2022년 5만2552건에서 2023년 38만 3665건으로 무려 7배 이상 급증했다.

 

미용성형 의료용역별 부가세 환급 건수는 2024년 상반기 기준 피부재생술·피부미백술·항노화치료술 및 모공치료술이 가장 많은 6만2683건이었고, 주름살제거술 2만3740건, 쌍커풀수술 1만4213건, 지방융해술 5910건, 지방흡입술 3864건 등이었다.

 

미용성형 의료용역 서비스를 위해 우리나라를 가장 많이 찾은 외국인은 일본인이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4년간 미용성형 서비스를 위해 한국을 찾은 일본인은 22만8901명으로 전체의 43.6%를 차지했고, 중국인은 16만3659명(31.2%), 미국인 6만817명(11.6%), 태국인 5만9761명(11.4%), 몽골인 1만1348명(2.2%) 등이었다.

남인순 의원은 “8개월째 이어진 의료대란에도 타격없이 외국인관광객 미용성형 환급 건수는 역대 최대를 갱신했다”며 “피부·미용·성형 시장이 팽창하면서 관련 의사들의 급여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필수의료 인력의 이탈을 부추기고 보건의료체계를 왜곡시킨다는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행 ‘조세특례법’은 ‘외국인관광객 미용성형 의료용역에 대한 부가가치세 환급 특례’를 두고 있다. 외국인 환자 유치시장의 투명성 제고와 의료관광 유치 지원을 위해 외국인 환자에 부가세를 한시적으로 환급하기로 했는데 매년 법안 개정을 통해 2025년까지 연장됐다.

 

남 의원은 “당시 한시적으로 운영키로 한 부가세 특례제도를 수차례 개정해 현재까지 1500억원에 달하는 부가세를 환급해줬다”고 질타하고 “내국인과의 과세 불형평성 뿐만 아니라 세수 부족 문제, 그리고 미용성형 치중으로 인해 전반적인 보건의료체계에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감안하여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