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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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의료원장 “올해 의료대란 해소 어려워…2025년에 회복 기대”

“지방 의사 부족 문제 심각...공공의대도 ‘증원 방향성’은 긍정적”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전공의 집단이탈 8개월째인 의료대란이 올해 안에 끝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주영수 원장은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료대란 해소 시점에 대한 의원 질의에 “정말 예측하기가 어렵다”며 “내년에 조금이라도 회복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안에는 어렵다는 뜻이냐’는 거듭된 질문에 “올해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들 비슷하게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7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주영수 국립중앙의료원장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 원장은 지방 의료원의 의사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방의료원 등 공공기관 원장들과 대화해 보면 예외 없이 의사 부족 문제를 첫번째로 이야기한다”면서 “의료원마다 필수진료과를 10개 정도 보는데, 절반 정도가 전문의 한 명만 보유할 정도로 취약하다. 지방의료, 공공의료기관 현장에선 의사 부족이 오래전부터 문제였다”고 강조했다.

 

야당이 주장하는 공공의대 설립에 대해선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주 원장은 “공공의대를 통한 의사 증원의 방향성 자체는 좋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논란이 됐던 선발 과정의 투명함 등의 문제점이 해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선 논란이 정리된다면 공공의대 설립을 통한 의대 증원은 공공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지역·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 의대 증원을 추진하고 있지만 단순 증원만으로는 의사들을 지역에 묶어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내놨다. 그는 “의무를 부여하려면 그 과정 자체가 대단히 공적이어야 하고, 공공의대와 같은 방식이어야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단순 증원으로는 의무를 부여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그는 응급의료 위기가 오래 전부터 지속적으로 발생해왔다고 했다.

 

주 원장은 “응급의료의 본질적 문제는 최종 치료, 배후 진료의 역량이 무너진 것”이라며 “이는 상당 기간 전부터 지속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올해 전공의 집단행동으로 병원의 의료자원, 특히 의사 자원이 급격하게 빠졌고, 필수 진료, 최종 치료 영역은 더 위축됐다”며 “일차적으로 응급을 책임졌던 응급의학 영역도 급격하게 소진됐다. 그래서 올해 문제가 더 증폭됐다”고 설명했다.

 

응급의료 위기 해결책으론 응급의료 연계 대응체계 구축과 응급의료기관 지정 제도의 유연화를 제시했다.

 

주 원장은 “단일 기관이 알아서 해결하는 구조로 가는 것은 곤란하다”며 “응급 문제에 대응하는 데 있어 연계 체계, 지역단위의 대응 체계 등이 구축될 수 있다면 현재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는 응급의료기관의 지정 조건이 엄격하다”며 “최종 치료 영역보다 더 선제적으로 응급기관에서 일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종 치료 영역의 전문가도 부족하지만, 부족한 사람이 기관 안에서 일할 수 있는 유연한 기관 지정 조건 등이 현장에서 중요하다”며 “제도 운용 유연성의 필요성은 다른 원장을 포함한 보통의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