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김영호 통일장관, 워싱턴 특강서 “통일은 도덕적 의무”

북한인권 고위급 회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한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남북통일에 대해 통일은 “도덕적 의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17일(현지시간) 워싱턴 조지워싱턴대에서 진행한 특강에서 “통일은 정치적·경제적 이해득실을 떠나서 도덕적 의무, 가치 지향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월 제79주년 광복절에 발표한 새로운 통일 전략인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해 북한 주민의 정보접근성을 강화해 북한 내부로부터의 통일 염원을 고조시키는 방안이 흡수통일 아니냐는 질문에 ”대한민국 정부는 흡수통일을 추진하지 않는다“고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정보접근권은 가장 기본적인 권리“라며 “(북한 주민이) 이 자유를 누리지 못하기 때문에 북한 정권이 자원을 왜곡 분배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사용하고, 북한 경제가 악화하고 식량난을 겪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 주민이 자기 목소리를 내면 당국의 정책, 행동, 태도 변화도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조지워싱턴대에서 윤석열 정부의 '8·15 통일 독트린'을 설명하는 특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장관은 “북한의 열악한 인권 문제를 제기하고 개선을 촉구하면 북한 당국을 불편하게 해서 남북 대화를 저해할 것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통일의 궁극적 목표는 한반도의 모두가 자유와 인권, 번영을 누리는 것이고, 인권 증진은 가장 중요한 남북 관계 어젠다의 하나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북한이 경의선·동해선 도로를 폭파하는 등 남북 간 관계 단절에 나선 것과 관련해 “남북 간 철도가 열리고 그런 교류가 활성화되면 통일 과정에서 바람직하지만, 그런 방향으로의 남북 관계 개선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18일 워싱턴에서 한·미·일 북한인권 3자회의에 참석한다. 최초로 개최되는 한·미·일 북한인권 3자회의는 고위급 당국자 외에 전문가, 의회 인사, 탈북민 등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1.5트랙 형식의 회의로 지난 7월 김 장관의 방미 당시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이 제의해 성사됐다. 북한인권 공조에 한·미·일 협력을 보여주는 회의라는 의미가 있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