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간 이스라엘의 정보망을 농락하며 건재함을 과시하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수장 야히야 신와르(61)를 잡은 건 숙련도가 떨어지는 이스라엘 훈련부대로 알려졌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소대 지휘관 훈련부대가 지난 16일 가자지구 남부도시 라파의 탈 알술탄 지역에서 통상적 순찰을 하던 중 하마스 전투원들과 마주쳤다.
해당 부대는 드론(무인기) 지원을 받으며 교전에 들어갔고 결국 전투원 3명을 살해했다.
이들 전투원은 건물과 건물을 뛰면서 옮겨 다니다가 교전이 시작되자 흩어졌다.
나중에 신와르로 신원이 확인된 전투원은 혼자 건물 한 곳에 들어갔다가 드론으로 위치가 확인된 뒤 살해됐다.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전투원들이 몸을 숨긴 건물 일부가 무너졌고 먼지가 내려앉고 건물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시신 한 구가 신와르와 흡사하다는 점을 이스라엘 병사들이 알아챘다고 전했다.
눈 주위의 사마귀나 뻐드렁니 등이 바로 알아볼 정도로 신와르를 빼닮았다고 한다.
신와르를 발견해 살해한 장소는 이스라엘군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장소였다.
미국과 이스라엘 정보당국은 신와르가 암살 위험을 피하려고 깊은 땅굴 속에 이스라엘인 인질들과 함께 머물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교전하던 지역에 함께 있던 인질은 없었고 교전에 피해를 본 인질의 정황도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스라엘군은 신와르에 대한 신원확인 절차를 마치고 그가 사망했다고 17일 오후에 발표했다.
신와르는 작년 10월 7일 이스라엘에 기습적으로 침투해 1천200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하마스 조직원들의 우두머리다.
근거지인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 전쟁이 시작되자 그는 자신을 표적으로 한 공습과 지상 작전을 계속 성공적으로 피해 왔다.
정보를 토대로 한 이스라엘의 제거작전 뒤에 종종 그의 사망설이 돌기도 했으나 번번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곤 했다.
신와르는 전쟁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가자지구 내 지하터널에서 경호원들, 이스라엘인 인질들과 함께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번에 죽음을 맞이한 순간에는 인간 방패로 내세울 인질도 없었고 자신을 보호할 많은 경호원도 없었다.
이는 신와르가 은밀하게 이동하려고 했거나 전쟁 중에 경호원들을 다 잃어버렸을 수 있는 가능성으로 해석되고 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신와르가 도주 과정에서 고통을 겪으며 죽었다"며 "그자는 사령관이 아니라 오직 자신을 챙기다가 죽었고 이는 우리의 적들에게 분명한 신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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