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호화로운 결혼식 대신 맥도날드나 중국식 훠궈 전문점 같은 식당에서 간소하게 결혼식을 올리는 젊은 연인들이 늘고 있다. 고급 호텔 결혼식은 장소 예약에 막대한 보증금이 필요한 반면 패스트푸드 매장은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하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전통 결혼식은 화려함으로 유명하지만 젊은 세대는 사치스럽고 복잡한 결혼식 관습에서 벗어나 실속을 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최근 결혼한 두 부부의 사연을 전했다.
중국 광둥성에 사는 샤오예지는 최근 맥도날드에서 남자친구와 결혼식을 올렸다. 맥도날드는 두 사람이 주로 데이트했던 장소다. 하객은 20여명만 초대했다. 하객들은 맥도날드 테이블에서 와인 대신 콜라를 들고 건배했다. 식사는 햄버거와 감자튀김으로 대접했다. 이들의 모습을 본 손님들이 축하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샤오예지 커플의 결혼식 식사비 800위안(15만원)을 포함해 총 2000위안(약 39만원)정도 들었다. 일반 예식장이나 호텔에서 진행하는 것보다 10만위안(약 1920만원) 이상 절약한 셈이다. 샤오예지는 결혼식으로 아낀 돈으로 그리스로 가 웨딩 사진을 촬영할 예정이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웨딩패키지를 운영하는 맥도날드 매장도 있다. 한 매장은 한국 돈으로 약 50만원 정도면 결혼식을 치를 수 있다. 다만 인원이나 파티용품 등이 추가될 때마다 가격이 오른다.
중국식 훠궈 체인점 ‘하이디라오’ 직원들은 매장을 결혼식에 어울리게 꾸며주고 축가도 불러준다.
상하이에 거주하는 리멍멍은 하이디라오에서 간단하게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에서 음식 대접이 중요한데 훠궈의 맛이 두 종류라 손님들의 취향을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 리멍멍은 “동료 중 한 명은 청첩장이 무료 훠궈 식사 쿠폰이라고 유머러스하게 말하기도 했다”며 웃었다. 리멍멍은 절약한 결혼식 비용을 신혼집 리모델링에 쓰기로 했다.
하이디라오에서 결혼식을 올렸다는 한 신부도 “화려한 결혼식이 인상적일 수 있지만 내 소중한 돈을 나의 일상에 투자하는 걸 더 선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