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니가타현(県) 사도시(市)가 일제강점기, 사도광산에 징용된 조선인이 생활하던 독신 기숙사 터에 새로운 안내판을 설치했다. 하지만 조선인 징용자에 대한 ‘강제’ 표현이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안내판은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에 관한 ‘전체 역사’를 현장에 반영하기로 약속한 데 따른 조처다.
시는 지난 8월 30일, 일본어와 영어로 적힌 안내판을 기숙사 터에 신설했다. 독신기숙사는 현재 아이카와 신고로정(町), 스와정, 지스케정 총 3곳에 있다.
안내판에는 "전시 중, 이 기숙사에 조선 반도 출신 노동자가 거주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기록이 남아 있다"는 서술이 담겼다.
하지만 강제 징용 및 가혹한 노동 환경을 짐작 게 하는 표현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현재 안내판은 가설물이고, 올해 안으로 녹슬기 어려운 소재를 사용한 정식 안내판을 설치한다는 방침이지만 강제 징용 등의 표현이 추가될지는 의문이다.
일본 정부는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시 16세기 말에서 19세기 중반으로 시대를 한정하는 꼼수를 부렸다. 이에 한국 정부는 조선인에 대한 '강제 징용'이 이뤄졌음을 지적하며 제2차 세계대전 시기를 포함한 '전체 역사'를 반영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일본 측은 "국제법상 전시에 이뤄진 징용은 강제노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으나 "전체 역사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시설·설비 등을 갖추라"는 세계유산위원회의 권고를 이행하기로 했다.
한편 한국 정부도 이 같은 권고 이행에 대한 약속을 담보로 유네스코 등재를 양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