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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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무혐의’ 검찰 겨냥한 秋 “두레박도 안 넣고 우물에 물 없다 거짓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라디오서 “검찰 사망선고이자 치욕의 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이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법적 족쇄를 푼 검찰의 무혐의 처분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두레박을 우물에 넣지도 않고 미리 우물물이 없다며 거짓말한다”고 검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 법무부 장관 출신인 추 의원은 18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공범들의 수사 기록에 의하더라도 김 여사가 너무 잘 알고 초기 단계에서부터 주가조작을 기획했다고 볼 수 있는 증거들이 많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주가조작을 충분히 알고 있고 더 나아가 공모했기 때문에 초과수익이 엄청나다는 것을 (김 여사는) 안다”며 “소환수사를 하면 되는데 (검찰은) 하지 못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계속해서 “검찰 사망선고의 날이자 치욕의 날”이라며 “대통령이 아내인 김 여사에게 뭐라고 말할 처지가 못 된다고 한 것처럼, 그 부하들인 검사들이 ‘수사하거나 소환하지 못하는 처지를 이해해달라’고 하는 항복문서”라고 규정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는 지난 17일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사건에 혐의없음 처분했다. 같은 검찰청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가 이달 2일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사건을 똑같이 처분한 터라,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의 수사력이 투입된 두 사건에 대해 보름 사이 연달아 사법적 족쇄가 풀어졌다.

 

검찰은 수사 결과 발표 언론 브리핑에서 파워포인트를 쓰면서까지 약 1시간30분을 설명에 할애했다. 질의응답까지 포함하면 전체 브리핑 시간은 무려 4시간에 달했다. 자리에서 ‘김건희는 상장사 대표인 권오수의 말을 믿고 매수하려는 것 같았다’, ‘권오수가 뭘 부탁하면 김건희는 따지지 않고 들어주는 사이로 생각했다’, ‘권오수가 팔아라 하면 팔았을 것’, ‘김건희는 주식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 아니고 주변 얘기나 소문 같은 것을 듣고 사달라고 하는 정도의 수준’ 등 관련자들의 검찰 진술도 소개됐다.

 

아울러 김 여사는 ‘범행에 활용된 계좌주’ 정도로 인식됐을 뿐, 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전문 투자자’ 손모씨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김 여사뿐 아니라 모친 최은순씨와 양모씨 등 다른 도이치모터스 초기 투자자들도 ‘주식은 잘 모르지만 돈은 좀 있고 권 전 회장을 신뢰하는 사람들’이었다고 검찰은 덧붙였다. 김 여사는 주식 시장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부족한 일반 투자자에 불과하므로, 시세조종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미필적으로도 인식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다.

 

검찰의 이 같은 결론이 국민의 법 감정에 부합하느냐는 의문까지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 수사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여전히 명품가방 수수 사건,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개입 의혹 사건 등 김 여사가 연루된 고발 사건들이 접수돼 있어서다. 명품가방 사건에 공수처가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넘겨도 새로운 증거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검찰의 각하 처분 가능성이 있어서 결론이 달라질 가능성은 낮은데, 최근 새롭게 부상한 공천개입 의혹이 관건이다. 정치적 폭발력이 큰 데다 핵심 인물로 꼽히는 명태균씨의 폭로성 발언이 연일 이어져 사건 향방을 짐작하기 어려운 이유에서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