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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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고 미친 트럼프”… 오바마, 해리스 지원 원색 비난

경합주 애리조나 투산, 7000명 지지자 앞 유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대선 지원 유세를 시작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오바마는 18일 투산의 애리조나대 풋볼 잔디구장에서 해리스 캠프측 추산 7000여명의 지지자가 참석한 가운데 연설했다. 투산 집회는 6일간 5개주를 돌며 해리스 지원 연설을 하는 첫 번째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가 국가를 이끌 만한 정신적 능력이 부족한 사기꾼이라고 몰아붙이며 해리스 후보측의 냉소적인 조롱 전략에 동참했다고 WP는 전했다.

 

이날 연설 시작으로 오바마는 비공개 조언자에서 유세 전면으로 등장했다. 오바마는 트럼프가 14일 올해 대선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근교 오스크에서 경제를 주제로 한 타운홀 미팅에서 춤을 춘 것을 비판의 소재로 삼았다.

 

트럼프는 실내 온도 상승으로 청중 2명이 기절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행사를 중단하고 30분 가량 음악에 맞춰 춤을 추었다. 오바마는 “여러분의 할아버지가 이렇게 행동한다면 걱정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보호막이 없는 나이 들고 미친 도널드 트럼프가 어떤 모습인지 볼 필요가 없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WP는 오바마의 전술에 대해 “가장 민감한 부분을 바늘로 찌르고, 피부 아래로 파고들어 메시지를 벗어나게 하려는 노력”이라고 했다.

 

오바마는 마치 코미디언의 어조로 트럼프의 정신 건강과 자기 브랜드 상품 판매를 비판하면서 “그는 불평하거나 자신의 물건을 팔거나 한다”며 중국산 성경책 판매를 거론했다.

 

오바마가 원색적으로 트럼프를 비판하는 것에 대해서는 찬반이 있었다. 직접적이고 개인적으로 공격하는 것이 신선했다는 반응도 있었다. 은퇴한 교사 바바라 모슬리는 “대통령일 때 좀 억제해 ‘그냥 뱉어내지 왜 안하나’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번에는 그렇게 하는 것이 기쁘다”거 말했다.

 

반면 오바마가 지난주 피츠버그에서 해리스에게 투표하기를 주저하는 흑인 남성들을 꾸짖으며 “여성이 대통령으로 있는 게 싫기 때문”이라고 한 것에 대해 은퇴한 투손 학교 관리자 마르코 루이스는 “의도는 좋지만 접근 방식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애리조나는 7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중도하차한 이후 박빙 상황이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