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충남지사는 20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향해 “대통령과의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며 “신뢰의 기반이 없는 독대는 독대가 아니라 하극상이나 담판”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가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배석 하에 21일 회동하는 가운데 한 대표의 행보를 정면 비판한 것이다.
김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한 대표가 그간 요구해 왔던 대통령과의 독대가 면담으로 이뤄지게 됐다”며 “그동안 꼬인 대통령과의 관계를 풀고 정국의 해법을 찾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몇 가지 충언하고자 한다”고 적었다.
김 지사는 “그간 한 대표가 독대를 요구하고 그것도 언론을 통해서 하는 것은 자기 정치나 대통령과의 차별화 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한 불순한 의도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며 “신뢰의 기반이 없는 독대는 독대가 아니라 하극상이나 담판”이라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또 “과거 대통령의 독대는 민심을 가감 없이 듣는 긍정적인 성과도 있지만 밀실정치, 권력 유지 수단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며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은 국정원장의 보고를 비롯해 독대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아무리 좋은 의도의 독대라도 양날의 검과 같다. 더더욱 독대를 언론 플레이로 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이어 “대통령과의 신뢰 회복이 우선”이라며 “집권여당 대표라는 사람이 언론을 통해서 대통령 인사권까지 거론하면서 할 얘기 다 해놓고 만나서 무슨 할 얘기가 더 남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21일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회동은 성과 없이 끝날 가능성이 높고, 이는 한 대표의 과도한 차별화 행보 때문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지사는 “집권여당의 대표로 국민의힘의 미래 가치를 재정립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그리고 민주당의 의회 폭거, 호시탐탐 노리는 탄핵 추진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처절한 고민과 대처가 먼저”이라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집권여당 대표가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대통령을 밟고 재집권한 역사는 단 한 번도 없다”며 “검찰스러움, 순발력 있는 말솜씨와 가벼움, 관종 같은 행동이 아니라 진중하고 미래를 통찰하고 준비하는 당대표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