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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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간토대지진 참상 고발 사진전… “진실 바로세우는 발걸음”

조선인 강력범죄자로 몰고
근거 없는 적개심에 차
6600여명 무차별 학살한
천인공노할 사건이지만
日정부, 100년 넘도록
역사적 사실 외면

일본이 조선인들을 대상으로 벌였던 간토대학살 만행의 실태를 고발하는 사진전이 국회에서 열린다.

 

간토대학살로 희생된 조선인의 시신. 독립기념관 제공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김윤덕 사무총장, 윤건영 의원은 ‘101년간 부정당한 진실, 1923 간토대학살 영화 르포컷’ 전시회를 이달 23∼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3층 제3로비에서 열 예정이다.

 

이번 전시회는 지난 101년간 일본으로부터 부정당해 온 간토대학살의 역사를 증거와 증언을 통해 바로잡고 국민 모두가 기억해야 할 역사를 되새기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됐다고 이 대표 측은 설명했다.

 

23일 오전 11시15분 시작되는 개최 행사에선 이 대표와 김 사무총장, 윤 의원이 대회사를 할 예정이다. 한국독립영화협회 백재호 이사장과 유가족 권재익씨, 김태영 다큐 감독, 시민모임 독립 이만열 이사장 등은 간토대학살의 참상과 역사적 의미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아울러 역사바로잡기연구소 황현필 소장과 영화 ‘1923 간토대학살’의 김태영·최규석 감독이 강의 및 사진전 소개를 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피해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오랜 시간 고통받았을 유가족들의 아픔을 달래며 간토대학살의 진실을 바로 세우는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했다.

 

간토대학살은 1923년 일본 간토 지방에서 발생한 대지진 직후 혼란한 상황 속 계엄령이 선포된 가운데 일본 군경과 자경단이 조선인들을 무차별 학살한 사건이다. 조선인들이 방화·테러·강도에 더해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등 유언비어가 퍼지자 근거 없는 적개심에 차오른 일본인들이 눈에 보이는 조선인들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한 그야말로 천인공노할 일이었다. 죽음을 면하기 위해 일본인 복색을 한 조선인에게는 발음하기 어려운 일본어를 시켜보고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면 그대로 살해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독립신문은 희생된 조선인 수가 6661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여전히 간토대학살의 역사적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 21대 국회에서 이 사건 진상규명과 피해자 보상 등 내용을 담은 간토대학살 특별법이 발의됐지만 여야 정쟁 속 폐기됐단 점에서 우리 정치권도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윤건영 의원이 22대 국회 들어 ‘간토대학살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을 재차 발의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