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수출통제 규정을 통해 군·민수용으로 모두 사용 가능한 ‘이중용도’ 품목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미국 등 서방이 항공, 우주, 반도체 등에 대한 수출통제 조치를 취하고 있는 만큼 중국 역시 군사적 용도로 쓰일 가능성이 큰 분야의 수출을 막겠다는 맞불 성격의 조치다.
19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창(李强) 중국 국무원 총리는 12월1일부터 시행되는 ‘중화인민공화국 이중용도 물자 수출통제 조례’에 최근 서명했다. 조례는 이중용도 품목을 “민간 및 군사용으로 사용되거나 군사적 잠재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되는 품목”이라고 규정하면서 “특히 대량파괴 무기를 설계·개발·생산 또는 사용하는 데 사용될 수 있는 제품·기술·서비스 및 데이터 등을 포함한다”고 밝혔다.
조례에 따라 이중용도 품목을 수출하려는 기업이나 무역업자들은 상무부에 허가를 신청해 수출허가증과 수출증명서를 받아야 한다. 기존에 있던 이중용도 품목 수출업자 등록 시스템을 허가제로 변경한 것이다. 다만 이 조례에는 이중용도 품목이 구체적으로 명시되거나 새롭게 품목이 추가됐다는 내용 등은 담기지 않았다.
중국은 지난해 반도체 핵심 소재인 갈륨·게르마늄과 배터리용 흑연 등에 대한 수출허가제를 도입한 데 이어 지난 7월부터 항공·우주 구조 부품과 초고분자 폴리에틸렌 섬유 등을 수출 통제 대상에 추가한 바 있다.
이번 조치는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에 필요한 각종 물자와 이중용도 품목을 대량으로 수출하고 있다며 미국 등 서방이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에 나선 가운데 나왔다. 중국 입장에서는 서방 조치에 맞불을 놓는 동시에 자국이 러시아에 이중용도 품목을 수출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군 내 전략미사일과 항공우주 전력을 담당하는 로켓군 부대를 찾아 억지력과 전투 능력 강화를 촉구했다. 신화통신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겸하는 시 주석이 지난 17일 로켓군 모 여단을 방문해 이같이 주문했다고 이날 전했다. 시 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22∼24일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수도 카잔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 정상회의를 통해 올해 들어서 세 번째로 만나며 ‘중·러 밀착’을 재확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