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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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년 만에 ‘맹수대전’… 韓 야구 최강자 가린다

21일 광주서 한국시리즈 1차전

KIA, 투타 모두 막강… 휴식도 충분
과거 세번 대결선 전부 KIA가 우승
삼성, 실전 감각 앞세워 ‘업셋’ 도전장
네일·원태인 선발로 기선제압 각오

2024 프로야구의 왕좌를 가리는 한국시리즈(KS·7전4승제)는 역대 우승 횟수 1, 2위에 빛나는 KIA(11회)와 삼성(8회)이 만나게 됐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전통의 라이벌’이지만, 두 팀이 KS 무대에서 만난 것은 1993년 이후 무려 31년 만이다. 정규시즌 1위로 KS에 직행한 KIA와 플레이오프(PO·5전3승제)에서 LG를 3승1패로 꺾고 올라온 삼성이 치를 이번 KS는 21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1차전으로 막을 올린다.

범vs사자 KIA의 양현종(왼쪽부터)과 이범호 감독, 삼성의 박진만 감독과 강민호가 20일 광주 동구 라마다플라자충장호텔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파이팅을 외치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객관적인 전력은 2017년 통합 우승 이후 7년 만에 KS에 오른 KIA의 우세다. KIA는 올 시즌 팀타율(0.301)과 팀 평균자책점(4.40) 1위에 오른 완벽한 투타 밸런스를 앞세워 독주한 끝에 정규시즌 1위를 거머쥐었다. 정규시즌 2위 삼성과의 올 시즌 상대전적도 12승4패로 압도하고 있다. 여기에 KS에 직행한 덕분에 지난달 30일 이후 충분한 휴식을 취해 체력도 상대보다 앞선다. 다만 떨어진 실전 감각이 약점이다.

 

이에 맞서는 삼성은 시즌 전 전망만 해도 하위권으로 분류됐으나 박진만 감독의 지휘 아래 신구 조화가 잘 이뤄진 팀 홈런 1위(185홈런)의 타선과 탄탄한 마운드를 앞세워 돌풍을 일으키며 정규시즌 2위에 올랐다. 2015년 이후 9년 만에 오른 KS에서 10년 만의 정상 정복을 노린다. 체력에선 열세지만 직전까지 PO를 치르고 올라와 한껏 오른 실전 감각과 기세를 앞세워 ‘업셋’에 도전한다.

 

두 팀이 치르는 KS는 KIA의 전신 해태 시절을 포함하면 이번이 네 차례다. 앞선 세 차례인 1986년과 1987년, 1993년엔 모두 KIA가 이겼다. KIA는 해태 시절을 포함해 올 시즌 이전까지 11차례 한국시리즈에 올라 모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불패신화’를 자랑하고 있다. 반면 삼성은 올 시즌 이전까지 17차례 한국시리즈에 오르며 역대 최다 기록을 갖고 있지만, 우승을 차지한 것은 7회로 이긴 기억보다 진 기억이 많다.

이범호 KIA 감독과 박진만 삼성 감독은 20일 열린 KS 미디어데이에서 1차전 선발로 제임스 네일(12승5패, 평균자책점 2.53)과 원태인(15승6패, 3.66)을 예고했다. 정규시즌 평균자책점 1위 네일과 다승왕 원태인의 정면 승부다.

 

네일은 8월24일 NC전에서 타구에 맞아 턱관절을 다쳐 정규시즌을 일찍 마감했지만, 놀라운 회복 속도로 완벽한 몸상태를 만들어 58일 만에 다시 공식 마운드에 서게 됐다. 네일은 삼성을 상대로 두 번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4.09를 남겼지만, 2경기 모두 대구 원정에서 던진 기록이다. 네일은 광주 홈에서는 올 시즌 펑균자책점 1.77로 극강의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삼성의 토종 에이스 원태인은 LG와 지난 15일 PO 2차전에 선발 등판해 6.2이닝 1실점으로 역투하며 가을 야구 통산 첫 승리를 따내 기세가 최고조에 달해 있다. 올 시즌 KIA를 상대로 2경기 등판해 승패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평균자책점은 2.25로 낮았고 피홈런이 1개도 없었기에 1선발로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