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20일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회동을 하루 앞두고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총공세에 나섰다. 김 여사 장외 규탄대회를 열고, 김 여사를 불기소 처분한 검찰 수뇌부 탄핵 추진 의사도 밝혔다. 다음 달 이재명 대표 1심 선고를 앞두고 ‘김 여사 리스크’를 부각, 여권을 몰아붙여 정국 주도권을 쥐겠다는 심산이다. 이 대표는 국정감사 이후 물가 문제 등 ‘먹사니즘(먹고사는 문제)’ 현장에 집중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당은 여권 견제, 이 대표는 수권 능력을 보여주는 ‘투 트랙’ 행보를 펼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국정감사에 이어 연일 김 여사 리스크를 부각하고 있다. 먼저 김 여사 특검법 관철을 위해 내달 2일 서울 도심에서 ‘김건희 규탄 범국민대회’를 진행하는 등 대규모 여론전을 계획 중이다. 민주당 장외집회는 6월 윤 대통령의 채상병 특검 거부권 행사 규탄 집회 이후 4개월 만이다. 한준호 최고위원은 “롱패딩을 준비하겠다”며 연말까지 대여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여론전을 통해 김 여사 특검법 처리를 압박, 여당의 단일대오를 흔들려는 구상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 기존 김 여사 특검법에 불법 대선 여론조사, 총선 공천 개입 등 명태균씨와 관련된 의혹 등을 추가해 재발의했고 상설특검도 추진 중이다.
검찰을 향한 총공세도 예고했다. 당 김윤덕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불기소 결정은 검찰의 사망 정도로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검찰이 해체 수준 개혁을 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시켜 준 일대의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탄핵 대상은 심우정 검찰총장과 이창수 중앙지검장, 김 여사 수사팀 등이다.
한 대표를 겨냥해선 윤 대통령으로부터 특검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고 거듭 압박했다. 김 총장은 “김 여사 사과라든가 제2부속실 설치, 일부 인사 경질은 해결책이 아니다. 한 대표가 특검을 강력히 요구하고 윤 대통령이 답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도 “최소한 한 대표가 ‘김건희 특검 수용’이라는 윤 대통령 확답을 받아내야 한다”고 거들었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는 윤 대통령 탄핵을 직접 거론하진 않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이 대표 사법리스크 방탄용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김 사무총장은 윤 대통령 탄핵과 관련해 “한 번도 당 차원에서 탄핵 문제를 논의한 바 없다고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일부 의원들의 개인적 차원 의견이고, 당지도부 차원에서 개인적 활동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
1심 선고를 앞둔 이 대표는 김 여사를 겨냥한 장외투쟁과 동시에 민생 현장도 살핀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김 여사 불기소 처분을 두고 “대한민국 법치 사망 선고일”이라고 지적하며 장외투쟁 추진에 불을 댕겼다. 이 대표는 국감 직후 물가 문제와 자영업자·소상공인, 인공지능(AI) 산업 등 현장 행보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재보선 다음날인 17일, 강원 평창군 고랭지 배추 농가에서 지역 농민들과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 사법리스크 방탄용’이라는 입장이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지금은 방탄용 롱패딩을 준비할 때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약자를 두텁게 지원할 방한용 민생정책을 국회에서 논의할 때”라고 꼬집었다. 심 총장 등 연이은 검사 탄핵에 대해서는 “이 대표 사법리스크 방탄을 위해 사사건건 탄핵카드를 내놓는 건 헌정질서를 파괴하려는 행위”라고 반격했다. 박준태 원내대변인도 “아무리 탄핵해도 이 대표를 향한 사법 정의와 원칙은 부러지지 않을 것”이라고 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