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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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도바, 러 매표 의혹 속 대선…친서방 정권 재선 관심

옛 소련에 속했지만 친서방 노선의 대통령이 집권한 몰도바에서 20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가 시작됐다.

투표는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몰도바 대선 현장에서 언론과 인터뷰하는 마이아 산두 후보. 타스연합뉴스

우크라이나와 루마니아 사이에 있는 몰도바는 인구 26만명의 소국이지만 대선이 서방과 친러시아의 대결 양상으로 치러져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려 있다. 소련 해체 후 몰도바에는 친서방-친러시아 정권이 번갈아 가며 들어섰다.

이날 대선과 동시에 치러지는 몰도바의 유럽연합(EU) 가입 찬반 국민투표도 대선 결과와 연동될 것으로 보인다.

재선에 도전하는 마이아 산두 현 대통령은 친서방파로, 자신의 정책 노선에 대한 국민적 신임을 재확인하고 EU 가입 지지 여론까지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여론 조사 결과는 연임을 점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CBS-AXA 조사 결과를 인용해 산두 대통령이 11명의 대선 후보 중 가장 높은 36.1%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나머지 10명의 대선 후보 가운데 친러시아 진영에서 가장 지지율이 높은 후보는 사회주의당 후보인 알렉산드르 스토야노글로 전 검찰총장으로 10.1%의 지지율을 보였다. 레나토 우사티 전 발티 시장이 7.5%로 뒤를 이었다.

EU 가입엔 국민의 63%가 찬성한다는 게 여론조사 결과다.

이날 산두 대통령의 득표율이 50%를 넘으면 연임을 확정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내달 3일 결선 투표를 치러야 한다.

현 정부가 치솟은 물가와 사법제도 개혁 등 부패 문제 해결에 미온적이라는 야권의 비판이 얼마나 표심에 영향을 줄지가 관심사다. 대통령 임기는 4년이다.

무엇보다 러시아의 선거 개입이 변수다.

몰도바 경찰은 이달 초 러시아 자금 수백만 달러가 몰도바 사업가 일란 쇼르와 그 주변 인물들을 통해 유권자에게 전달됐다고 발표했다. 몰도바 유권자를 상대로 한 러시아가 매표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셈이다.

여러 변수가 뒤엉킨 이번 대선 결과에서 산두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득표율이 예상보다 낮다면 내년 총선에서 친유럽 집권당인 행동과 연대당(PAS)의 과반 의석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