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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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체전지 음극재 혁신 기술, 상위 1% 국제 저널 표지논문 선정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국립금오공대와 인하대 교수팀과 함께 수행한 전고체전지 음극재 관련 연구결과가 에너지 분야 세계 최정상급 저널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고 21일 밝혔다.

 

KERI에 따르면 전고체전지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기존 가연성의 액체에서 화재나 폭발의 위험성이 극히 낮은 고체로 대체한 것이다. 

하윤철 KERI 센터장(왼쪽부터) , 박철민 금오공대 교수, 전기준 인하대 교수, 이영한 금오공대 연구원(박사과정). 한국전기연구원 제공

하지만 전고체전지는 ‘고체’ 키워드 특성상 충·방전 과정에서의 안정성 확보 등 기술력이 훨씬 요구된다.

 

특히 음극은 전지의 충전 속도와 수명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어떤 소재로 이루어지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현재 전고체전지의 음극재로는 ‘리튬금속(Li-metal)’이 가장 많이 연구되고 있다.

 

그러나 리튬금속은 충·방전을 거듭할수록 리튬 표면에 나뭇가지 모양의 형태로 리튬이 자라나는 일명 ‘수지상(dendrite) 성장’이 발생해 내부 단락을 일으키는 등 전지의 수명과 안정성을 위협하는 원인이 됐다.

 

리튬금속 외에 실리콘 음극재도 있으나, 낮은 전자·이온 전도도, 부피 팽창으로 인한 균열 등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번에 KERI와 대학팀이 제시한 음극재는 주석(Sn) 기반의 합금계 소재인 ‘주석-철 화합물(FeSn2)’이다.

 

연구팀은 면밀한 기계적 특성 분석을 통해 주석-철 화합물이 반복적인 충·방전 시에도 재결합(recombination) 반응으로 입자가 작아지는 특성이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이를 통해 전고체전지에서 내부 고체 입자들 간의 접촉을 장기간 밀접하게 유지하고, 치밀·균일한 전극을 형성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외부 자극이 가해지는 환경에서도 주석-철 화합물은 높은 탄성과 변형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 균열 없이 전기화학적 안정성도 좋다.

 

연구팀은 기술의 검증을 위해 △주석-철 화합물 음극 △NCM622(니켈6·코발트2·망간2 조합) 양극 △황화물 고체전해질(Li6PS5C1)을 적용한 테스트용 ‘전고체전지 완전 셀(full cell)’을 제작했고, 그 결과 기존 리튬이온전지 대비 5배 높은 ‘면적당 용량(15.54 mAh/cm2)’을 달성했다.

 

또 3분(20C 전류밀도) 및 6분(10C 전류밀도) 시간 조건에서 급속 충·방전도 1000회 사이클 이상 진행했는데, 70~80% 이상 높은 용량 유지율을 기록했다.

 

이에 더해 연구팀은 전고체전지 주석-철 화합물 음극을 시제품에 가까운 ‘파우치(pouch) 셀’ 형태로도 적용해 성능을 평가했고, 255 Wh/kg 이상의 높은 에너지 밀도를 기록하며 상업적 가능성도 증명했다.

 

하윤철 KERI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은 “우리의 성과는 기존 리튬금속과 실리콘에 치우쳤던 전고체전지 음극재 연구분야의 관행에서 벗어나 주석 기반 합금계 음극재의 큰 잠재력을 입증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박철민 국립금오공대 교수는 “한계를 뛰어넘는 안정적인 고성능 음극재 개발을 통해 불타지 않는 전고체전지 상용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우수성을 인정받아 저널인용지표(JCR) 상위 1%의 국제 학술지인 ‘줄(Joule)’ 10월호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줄(Joule)은 네이처(Nature) 및 사이언스(Science)와 함께 과학 분야 3대 저널로 꼽히는 ‘셀(Cell)’의 에너지 분야 자매지로, 피인용지수(IF) 38.6에 달하는 세계 최정상급 저널이다.

 

논문의 책임 저자는 하윤철 KERI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 박철민 국립금오공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전기준 인하대 환경공학과 교수가 공동으로 맡았다.

 

제1저자로는 이영한 국립금오공대 신소재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이 이름을 올렸다. 공동 저자로는 최정희 KERI 전지·소재공정연구센터장, 국립금오공대 신소재공학부의 최인철 교수 및 김도현(박사과정)·윤정명 연구원이 참여했다.


창원=강승우 기자 ks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