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벨기에를 다녀가며 ‘낙태는 살인’이라고 발언한 뒤 벨기에에서 세례 취소 운동이 일고 있다.
19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벨기에 내 아동 권리 대리인으로 활동했던 베르나르 이달 초 대규모 세례 취소 운동에 나섰다.
세례 취소 운동은 지난달 26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벨기에를 순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에서 비롯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재위 중 낙태법 승인을 거부했던 벨기에 5대 국왕 보두앵 1세(1930년 9월∼1993년 7월)의 묘를 방문한 자리에서 낙태법에 대해 “살인적인 법”이라고 규정했다.
교황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하기 위해 시작된 세례 취소에 약 3주 새 524명의 가톨릭 신자가 동참했다.
이들 500여명은 가톨릭 당국에 공개서한도 보내 일부 성직자가 아동과 여성에게 저지른 폭력에 당국이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피해자들을 위한 구체적인 보상과 지원 조치가 부족하다고 규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순방을 마치고 이탈리아 로마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교황청 출입 기자단이 낙태에 대한 견해를 묻자 “낙태 수술을 수행하는 의사는 살인청부업자”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역대 교황 중 가장 진보·개혁적이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여성과 낙태 문제에서만큼은 전통주의적 태도를 고수한다는 평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