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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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자, 돈 빌려줘”…‘16억 사기’ 전청조父, 징역형 확정

5년 도피 생활 끝에 지난해 검거…대법서 징역 5년6월 확정
전청조 아버지 전창수(왼쪽). JTBC·채널A 보도화면 갈무리

 

전청조(28)의 아버지 전창수(61)씨에게 16억대 사기 혐의로 징역 5년6개월의 실형이 확정됐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제2부는 특정 경제 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전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에서 선고된 징역 5년6개월을 확정했다.

 

전씨는 지난 2018년 2월부터 6월 사이 지인 A씨에게 총 6회에 걸쳐 16억1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다. 당시 부동산개발 회사를 운영했던 전씨는 부동산 매매계약을 중개하던 중 A씨를 알게 됐고 회사 공장 설립 자금을 명목으로 돈을 건네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씨는 “개인에게 돈을 송금하면 창업 대출이 더 쉽게 이뤄질 수 있다”고 속여 개인통장으로 돈을 전달받은 뒤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A씨는 2015년부터 2년6개월 동안 전씨가 잠적하기 직전까지 교제했으며, 전씨는 A씨에게 “결혼하자, 같이 살 집을 구하자”, “사무실을 차려달라”며 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의 범행 수법은 딸인 전청조의 사기 수법과 비슷했다는 게 피해자 주장이었다.

 

범행이 발각되자 약 5년 동안의 도피 생활을 벌이던 전씨는 지난해 12월25일 오후 3시20분쯤 전남 보성 벌교읍의 한 인력 중개 사무실에서 휴대전화를 훔쳐 달아나다 긴급 체포됐다.

 

1심 재판부는 “피해 금액이 16억원이 넘는 고액이며 범행 후 피해자와 연락을 끊고 잠적했고 피해 회복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징역 5년6개월을 선고했다.

 

검찰과 전씨 측은 각각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를 토대로 살펴봤을 때 1심 판단이 너무 가볍거나 무거워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며 “이럴 경우 원심을 존중함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한편 전청조는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각각 국내 유명 기업의 숨겨진 후계자와 경호실장 행세를 하며 B씨 등 22명을 속여 비상장주식 투자금 명목으로 27억2000만원을 뜯어낸 혐의로 재판을 받아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