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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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엔 한국말 잘하더니"… 국감장서 주머니 손 넣고 영어 쓴 아디다스 대표

“건들거리는 태도의 증인 본 적 없다”…불성실한 태도 도마 위

피터 곽 아디다스코리아 대표가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불성실한 태도로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작년 국감에서는 한국말을 썼던 곽 대표가 올해 국감에서는 통역을 대동해 영어로만 발언했다. 의원들의 질의에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답변하는 모습을 놓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지난 7월 6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행사에서 피터 곽(가운데) 아디다스코리아 대표가 손흥민 선수에게 선물하는 축구화를 소개하고 있다. 인터티비 캡처

 

21일 곽 대표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 '가맹사업법 및 대리점법 위반 의혹' 관련 증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태도 논란에 휩싸였다.

 

올해 국감에서는 곽 대표가 통역사와 함께 증인석에 선 것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국감에 통역사 없이 출석한 곽 대표는 당시 모든 답변을 한국어로 답했기 때문이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해에는 한국어로 잘 말씀하시던 분이 올해는 왜 (한국말로 답변을) 못하냐"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지난해 아디다스코리아 가맹점주들과의 상생을 약속한 곽 대표의 미온적 대응에 대해 강하게 질타했다. 지난해 곽 대표는 국감에서 "최대한 점주를 배려하면서 구조조정을 시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난 1년 동안 점주들과 한 차례도 만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10월 4일 회사가 점주협의회에 보낸 공문이 지난해 국감 이후 아디다스코리아가 한 첫 번째 조치였다. 그전까지는 가맹점주들과의 대화가 단 한 번도 없었다"며 "지난해 국감에서 상생안을 찾겠다고 증언한 후, 353일 만에 보낸 공문이 전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곽 대표는 국회를 우롱하고 있다. 아디다스 본사의 수익은 10배 이상 증가했지만, 점주들은 강제 폐업으로 인해 한 명은 파산하고, 50명의 점주가 폐업을 선택했다"며 "이미 절반 이상의 아디다스 점주가 폐업했고, 그 사이 본사의 영업이익은 급증했다"고 비판했다.

 

피터 곽(오른쪽 앉아 있는 남성) 아디다스코리아 대표와 김정중(왼쪽) 아디다스점주협의회장. 연합뉴스

 

이날 점주 대표로 참석한 김정중 아디다스전국점주협의회장도 "지난해 이 자리에서 아디다스코리아의 갑질 사례와 점주의 파산 문제를 제기한 지 1년이 지났지만, 본사에서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그동안 점주들은 보호받지 못한 채 절반 이상이 막대한 부채를 안고 폐업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곽 사장이 진정성 있게 점주들의 어려움을 살펴보고, 돌아가서 면담해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날 신 의원의 질의가 끝난 후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도 곽 대표의 태도를 비판했다.

 

유 의원은 "곽 대표가 (질의 중)계속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었다"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곽 대표 국적인) 캐나다와 문화 차이가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지만,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건들거리는 태도의 증인은 본 적 없다"고 지적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