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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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이번엔 헤즈볼라 돈줄 파괴 총공세

연계은행 20여곳 폭격… 추가 공습 예고
자금 전달 관여 인물들 제거 밝히기도
“지지기반 없애 재기 가능성 차단 전략”

레바논 이슬람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대대적 공습을 통해 군사시설과 수뇌부 등에 심각한 피해를 준 이스라엘이 이번엔 헤즈볼라의 자금줄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란의 자금지원 통로 등을 완전히 끊어 헤즈볼라의 재기 가능성까지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2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베이루트 남부 교외 다히예 지역 화염과 연기로 뒤덮여 있다. AP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레바논 소액대출 은행 ‘알카르드 알하산’을 겨냥한 추가 공습이 계획돼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밤 헤즈볼라의 근거지 중 하나인 베이루트 남부 교외 다히예 지역을 포함해 레바논 전역에 흩어져 있는 알카르드 알하산 지점 20여곳을 폭격한 바 있다. 이스라엘군은 알카르드 알하산 지점들에는 수천만 달러의 현금이 보관돼 있었다면서 이 돈이 헤즈볼라 재무장에 쓰이는 것을 막기 위해 공습을 감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스라엘 정부는 이날 알카르드 알하산을 테러조직으로 공식 지정했다.

1980년대에 설립된 알카르드 알하산은 레바논 현지 시아파 주민들에게 무이자 대출과 현금자동입출금(ATM)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비정부 기구로 헤즈볼라의 사회적 영향력을 상징해왔다.

이스라엘은 알카르드 알하산을 이란의 헤즈볼라에 대한 자금지원 통로로 보고 있다. 이란에게 받은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헤즈볼라의 레바논 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뒷받침해 왔다는 것이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이 하루 전 알카르드 알하산 공습과 관련해 “이 모든 것은 이란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가리 소장은 이날 베이루트에 있는 주레바논 이란 대사관을 헤즈볼라에 현금과 금괴가 전달되는 통로로 지목하면서 시리아에서 이러한 자금전달에 관여한 인물들을 제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시리아 국영 매체들은 이날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한 차량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아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알카르드 알하산에 대한 공격이 전쟁 이후를 내다본 큰 그림에 따른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레바논 출신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단 아지는 “이건 쐐기를 박는 것이다. 그들(헤즈볼라)의 자금조달을 방해하는 것을 넘어 지지기반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