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부서 검사 1명이 퇴직했다. 부장검사들의 임기 만료로 인력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또 다른 인력 유출이 발생한 것이다. 윤 대통령이 27일까지 부장검사들의 연임을 재가하지 않으면 주요 수사가 좌초할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수사4부 소속이던 윤상혁(43·변호사시험 4기) 검사를 16일 의원면직 처리했다. 윤 검사는 공수처 수사관 출신으로 2022년 10월 검사로 신규 임용돼 임기 3년 중 약 1년이 남은 상태였다.
윤 검사의 퇴직으로 수사4부는 이대환 부장검사와 평검사 1명만 남았다. 이 부장검사의 경우 이달 27일 임기가 만료되는데 윤 대통령의 연임 재가를 받지 못한 상태다. 수사4부 업무를 겸직하고 있는 차정현 수사기획관(부장검사) 역시 연임 재가가 없으면 같은 날 임기가 만료된다. 이대로라면 28일 이후엔 수사4부에 평검사 1명만 남게 된다. 사실상 수사팀이 해체되는 수준이다.
수사4부는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 명태균씨가 윤 대통령에게 3억7000여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인천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과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표적 감사 의혹도 이 부서 사건이다.
공수처는 지난 8월 인사위원회를 열어 이 부장검사와 차 수사기획관, 송영선·최문정 수사3부 검사 등 4명의 연임안을 의결했지만, 아직 윤 대통령의 연임 재가를 받지 못했다. 공수처 안팎에서는 연임이 불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날 기준 공수처 검사 현원은 처장과 차장, 부장검사 4명, 평검사 12명 등 18명으로 정원 25명에 크게 못 미친다. 그나마도 18명은 사직서를 냈으나 수리되지 않은 박석일 수사3부 부장검사와 조만간 연임 없이 임기가 만료되는 평검사 1명이 포함된 숫자다.
이대환 부장검사 등 4명의 연임이 불발되고 박석일 부장검사 등이 퇴직하면 공수처 현원은 12명이 된다. 공수처는 지난달 부장검사 1명과 평검사 2명의 신규 채용을 추천했는데 윤 대통령은 이들에 대해서도 임명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윤 대통령이 검사의 연임을 재가하지 않는 방식으로 공수처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는 취지의 비판이 나온다. 14일 공수처 국정감사장에서 관련 질의에 대해 오동운 공수처장은 “그게 현실화한다면 그렇게 판단할 수 있지만 저희는 연임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거라고 확신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