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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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암살 시도 계속될 것”…美 정보당국, ‘러·이란’ 대선 개입 우려

美 국가정보국장실 “러시아·이란, 대선 후 불안·폭력 시위 조장할 수도”
러시아는 트럼프, 이란은 해리스 선호… 중국은 지자체 선거에 집중

러시아와 이란 등 미국에 적대적인 국가들이 미국 대선이 끝난 뒤 선거 결과에 대한 의혹을 키우고 사회·정치 불안을 조장하려고 할 것이라고 미국 정보당국이 판단했다.

 

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장실(ODNI)은 22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외국의 적들은 불확실성을 키우고 선거 절차의 정당성을 약화하기 위해 투표가 끝난 뒤 정보작전을 수행할 게 거의 확실하다”고 밝혔다. 미국 정보당국은 중국, 이란, 러시아 등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외국 세력이 선거일(11월5일) 이후부터 새 대통령 취임일(2025년 1월20일)까지 최소한 정보작전을 전개할 것으로 평가했다.

 

지난 7월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선거 유세 도중 총격범이 쏜 총알에 귀가 관통되는 부상을 당한 후, 성조기가 펄럭이는 가운데 주먹을 불끈 쥔 채 지지자들을 향해 “싸우자(fight), 싸우자, 싸우자”고 외치고 있다. 버틀러=AP연합뉴스

정보당국은 외국 세력이 사회 불안을 부추기고 선거 기반 시설을 와해하기 위해 국지적인 사이버 작전을 수행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일부 외국 세력이 표 집계와 결과 인증, 선거인단 절차 완료, 취임식 등 각 단계에서 관련 절차를 “방해 또는 지연”하는 활동을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투표나 공식 개표에 영향을 미치는 작전은 수행하기가 더 어렵고 미국의 보복을 불러올 위험이 크기 때문에 그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정보당국은 중국, 이란, 러시아가 2021년 1월 6일 미국 의회 폭동 이후 미국 내 불화를 증폭하려고 시도한 전례가 있으며 지금은 과거 대선 때보다 투표 마감 후 기회를 노릴 준비가 더 잘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란과 러시아가 폭력 시위를 조장하고 물리적 폭력에 대한 위협을 키우기 위한 전술을 고려할 수 있다고 봤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다른 전직 당국자들을 암살하려는 이란의 시도가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대선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노력을 지원하려고 하고 있으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될 경우 더 공격적인 정보작전을 할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또 이날 브리핑에서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주지사를 겨냥한 가짜 온라인 콘텐츠를 러시아가 만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온라인에는 자신을 월즈 부통령의 고등학교 제자로 소개한 남자가 당시 교사였던 월즈 주지사한테 학대당했다고 주장하는 영상이 확산했는데 이는 가짜로 확인된 바 있다.

 

정보당국은 이란이 해리스 부통령 당선을 선호한다고 보고 있다. 중국의 경우 대선 결과에 대해 특정한 입장을 취하지 않고 있으며, 주(州)와 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 중국의 입장에 더 우호적인 후보를 당선시키는 데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