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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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보다 임시직” 시간제 근무 선호하는 일부 한일 청년들…왜?

韓 “원하는 만큼 일하는 근무형태 선호”
日 “취업활동 비중 높아지면서 아르바이트 시간 감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임금근로자 중 정규직 수가 감소하면서 올해 비정규직 비중이 역대 두 번째로 컸다.

비정규직 가운데 시간제 일자리 비중과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최고였는데, 자발적 사유로 비정규직을 택한 비율도 늘었다. 시간제 근로자는 동일 사업장에서 같은 일을 하는 근로자의 소정 근로시간보다 1시간 이상 짧은 근로자를 말한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8월 경제활동인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시간제 근로자는 425만6000명으로 38만3000명 증가했다. 비정규직 근로자 중 시간제 근로자 비중은 50.3%로 2.6%p 상승했다. 시간제 근로자 비중이 50%를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역대 가장 높다.

 

통계청 임경은 고용통계과장은 “본인이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시간만큼 일하는 부분을 선호하는 추세가 청년층이나 고령층 부가조사를 통해서도 보이는 부분들이 있다”며 “(시간제) 일자리의 공급도 많아지고 수요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비정규직 근로자 중 자발적인 사유로 비정규직을 선택했다는 비율은 작년 같은 달보다 1.0%p 상승한 66.6%로 역대 최고였다. 자발적 사유 중에서는 ‘근로조건 만족’이 59.9%로 가장 많았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안정적인 일자리’(21.6%)가 그 뒤를 이었다. 안정적인 일자리 비율은 작년보다 0.6%p 높아졌다. 시간제 등 비정규직 일자리의 근로 시기·시간 등에 만족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느끼는 비중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모습은 앞서 이웃 나라 일본에서 먼저 나타났다.

일본 아르바이트 시장은 지난 2019년쯤부터 변화하고 있다. 일본 청년들이 취업을 위해 자리를 비우자 외국인 유학생들이 그 자리를 채우는 모습이다. 일본 청년들이 아르바이트에 손을 떼는 배경으로 사생활을 중시하는 분위기나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에서 취업문이 넓어진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경제신문(닛케이비즈니스) 보도에 따르면 얼마 전까지 인기 아르바이트로 손꼽히던 학원 강사와 기업 사무직에 구인난이 일면서 관련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사, 사무직 아르바이트는 근무 시간과 근무일이 길고 고정돼 과거에는 ‘안정적인 아르바이트’로 손꼽혔다. 하지만 취업기회가 확대된 요즘은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 자리보다 더 나은 직장을 얻기 위해 취업 준비에 매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비린대학 종합연구기구 코바야시 마사유키 교수는 “요즘 학생들은 1~2학년부터 시작되는 취업활동을 비롯해 수업, 동아리, 자격증 취득, 모임 등으로 윗세대보다 바쁜 일상을 보낸다”며 “그래서 시간적으로 융통성 있는 아르바이트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 학생들과 달리 외국인 유학생들은 생활비와 학비 마련을 위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풀타임 아르바이트나 정규직을 원하고 있다. 일본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일손 부족으로 외국인 노동자를 수입해 사용하는 시대가 됐다”며 “아르바이트 직원을 구하려고 시급을 무한정 높일 수도 없고, 시급을 높인다고 사람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외국인 노동자에게 관련 교육과 일할 수 있는 자격을 취득케 해 활용하면 일손 부족 문제를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거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