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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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검찰조사서 "도이치 시세 조종 몰랐다" 진술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이 자신의 증권계좌를 이용해 시세조종 범행을 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김 여사의 불기소 결정서 내용에 따르면 김 여사는 경영인으로서 권 전 회장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도이치모터스의 발전 가능성을 믿고 투자를 한 사실이 있을 뿐이라며 이같이 진술했다.

 

김 여사 측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증권사 직원 등에게 의견을 물어보고 직접 매매 결정을 하거나 권 전 회장으로부터 소개받은 주식전문가들에게 증권계좌를 일임한 적이 있다면서도 시세조종을 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불기소 결정서에서 주가조작에 사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6개 계좌에 대해서 범죄 혐의를 인정하기 어려운 이유를 차례대로 상세하게 설시했다.

 

검찰은 "권 전 회장 등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 무렵 주가조작 주포 이모씨의 통화녹음에서도 '당시 피의자(김 여사)는 시세조종 사실을 알지 못했고 주식을 매수한 사람 중 1인일 뿐'이라는 취지의 대화가 확인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가 시세조종 등 범행에 가담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일반투자자일 뿐인 피의자가 권 전 회장 등이 시세조종을 한다는 사실을 인식 또는 예견하면서도 이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계좌 등을 위탁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뚜렷한 자료가 없다"고 했다.

 

특히 '3300원에 8만주 주식 매도 주문'으로 권 전 회장 등의 재판에서 통정매매 거래가 인정된 대신증권 계좌와 관련해선 김 여사가 권 전 회장으로부터 매도 요청을 받았거나 권 전 회장 측의 의사 연락을 받고 매도주문을 낸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설령 피의자가 권 전 회장으로부터 매도 요청을 받고 주문을 제출했다고 하더라도 거래가 이례적인 정도로 비경제적이거나 비합리적인 거래라고 보기 어렵다"며 "피의자에게 시세조종의 고의 내지 목적이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끝으로 검찰은 ▲김 여사가 권 전 회장을 믿고 초창기부터 회사 주식에 지속적 투자를 한 것으로 보이는 점 ▲김 여사에게 시세조종 관련 전력이 없는 점 ▲통상의 경우 상장사 대표가 일명 선수들을 동원해 시세조종을 한다는 상황을 회사 투자자로서는 생각하기 힘든 점 등을 이유로 김 여사에게 혐의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은 권 전 회장이 2009년 1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약 3년간 통정매매 등의 방법을 통해 임의로 주가를 부양시키려 했던 사건이다.

 

김 여사의 경우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지난 2010년 1월부터 2011년 3월까지 증권계좌 6개를 이용해 주가 조작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