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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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용산에서 나 만나보고 싶다고 연락… 1년도 안 됐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MBC 라디오에서 발신 주체로 김건희 여사 측 언급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 뉴시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24일 “용산에서 연락을 한 번 받은 적 있다”며 발신 주체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측이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 출신 탁 전 비서관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연락을 받은 게) 1년이 채 안 된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진 ‘연락 내용이 뭐였나’라는 진행자 질문에 “‘한번 만나고 싶다’(였다)”라며 중간에서 연락을 전달한 ‘메신저’에 대해 “충분히 신뢰할 만한 사람이었다”고 덧붙였다. 그의 발언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초, 탁현민 같은 사람 없냐며 찾는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용산에서 연락 안 받았나’라는 질문에 답하던 중 나왔다.

 

연락 주체가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탁 전 비서관은 “이유가 뻔하다”며 “나를 좋아해서 만날리는 없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전 정부에서 맡았던 일이 의전 분야인 만큼 해당 분야 고민으로 용산에서 자기를 만나고 싶다는 연락이 왔을 거라는 추측이다.

 

앞서 윤 대통령 취임 초기 ‘왜 탁현민 같은 사람이 없느냐’는 고민이 용산에서 나온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있었다. 전 정부에서 각종 국내외 행사를 챙기며 문재인 전 대통령을 돋보이게 만든 탁 전 비서관같은 홍보기획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토로다. 이때만해도 윤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나오겠다던 약속을 지키고 지금은 하지 않지만 ‘도어스테핑(출근길 약식 회견)’으로 적극 소통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긍정 이미지’를 구축해야 할 인물이 없다는 개탄으로도 들렸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KBS ‘여의도 사사건건’에서 “우리 진영에는 어째 탁현민 같은 사람이 없느냐”며 “정말 기획을 잘한다”고 짚었다. 그는 “탁현민 비서관이 있었을 때 행사장에 여려번 갔다”며 이처럼 떠올렸다. 다만, 윤 대통령이 격식을 따지지 않고 연출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그는 “인기를 유지하는 데는 쇼가 굉장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 초 ‘유튜브 시정 홍보’의 혁신 사례로 이른바 ‘충주맨’ 김선태 주무관이 활동하는 충주시의 유튜브를 거론한 바 있다.

 

탁 전 비서관은 라디오에서 ‘일언지하에 거절했나’라는 질문에는 “‘꼭 한번 만나보고 싶다’고 그래서 ‘꼭 한번 만나보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며 “내 분야와 관련해 저 사람이 어느 정도 일하는지 알 수 있는데, (그런 가능성이) 없는데 만나는 건 피곤하다”고 답했다. 그리고는 “가능하다면 (내게) 부탁하고 싶은 게 있었을지 모르나, 굳이 그 사람들을 만나 뭔가를 도모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탁 전 비서관은 ‘김건희 여사가 왜 의전 문제까지 챙기나’라는 진행자 질문에는 “김건희 여사가 챙기지 않는 문제가 지금 없지 않느냐”며 반문하고, “거의 모든 일을 다 하고 계신 것 같다”는 말을 남겼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