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4일 날려 보낸 쓰레기 풍선은 한국 정부에 대한 도발 의도가 강하게 담겨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의 출근길 위로 정확히 떨어진 데다, 대남 ‘삐라’(전단)에는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이 포함됐다. 북한이 대통령 부부를 직접 비난하는 내용의 전단이 담긴 쓰레기 풍선을 살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 경호처는 이날 “오늘 새벽 시간대에 북한 쓰레기 풍선이 공중에서 터져 용산 청사 일대에 산개된 낙하 쓰레기를 식별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7월에도 대통령실 경내에 쓰레기 풍선을 떨어트렸지만, 당시에는 청사 인근에 직접 떨어지진 않았다. 이번에는 대통령실 청사 정문에서도 낙하물이 다수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살포하는 대남 쓰레기 풍선에는 위치정보시스템(GPS) 장치가 달려 있어 특정 지점에 낙하물을 투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쓰레기 풍선을 대통령실을 조준해 날린 데는 이날 열리는 윤 대통령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대한 비난 의도도 있어 보인다. 폴란드는 한국 K2 전차 등 K-방산을 수입하고 있는 국가다.
한∙폴란드 양국 국가안보실장은 전날 북한의 러시아 파병 관련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북한의 대남 전단은 폴란드 대통령 공식 환영식이 열리는 청사 앞 잔디마당을 비롯해 경내 곳곳에 낙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호처와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이른 시간부터 낙하한 전단을 수거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소방 인력들이 청사 정문 기둥 위로 떨어진 전단을 치우기 위해 사다리차를 동원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대남 전단에는 윤 대통령을 향해 “온전치 못한 반푼이”, “대파 값도 모르는 무지한”, “넝마 같은 현무5를 최강무기라 하고 핵강국을 향해 정권종말 잠꼬대를 할 수밖에” 등의 문구가 담겼다.
김 여사 사진을 넣은 전단에는 “사치와 향락의 대명사 마리 앙뚜안네트(앙투아네트)도 뺨칠 김건희 왕비”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