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크 시대 음악 바이올린 연주의 여왕’으로 불리는 영국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레이첼 포저(56)가 캐나다의 타펠무지크 바로크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국 관객과 만난다. 25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Bach and Baroque Brilliance(바흐와 바로크의 탁월함)’를 주제로 진행되는 제35회 이건음악회를 통해서다. 이 음악회는 건축자재 전문기업 이건이 1990년부터 무료로 해온 사회공헌 프로그램의 하나다.
포저는 내한 공연을 하루 앞둔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바로크 음악은 시대를 초월하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이라며 “바흐 작품에서 보듯 흥미로운 게 많고 구조적으로 복잡하지만 분명하게 감정을 전달하는 효과가 크다”고 바로크 음악의 특성을 설명했다. 이어 “오늘날 관객들이 바로크 음악에 담긴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옛날 작곡가들의 삶과 작곡 의도, 당시 악기 주법 등을 깊이 연구하며 연주한다”고 덧붙였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바로크 바이올린 연주자이자 영국의 자부심’(더 타임즈)이란 평가를 받은 포저는 2015년 영국 왕립음악원의 ‘콘 재단 바흐상’과 2018년 그라모폰의 ‘올해의 아티스트상’ 등을 수상했다.
포저는 이번 공연에서 타펠무지크 바로크 오케스트라(이하 타펠무지크)의 수석 객원 음악감독 겸 협연자로 나선다.
1979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창단한 타펠무지크는 17∼18세기 기악·합창 음악을 바로크 시대 악기와 주법으로 연주하는 세계적인 시대 연주 전문 실내악단이다. 타펠무지크는 영어로 ‘테이블 뮤직’이라고 하는 데서 보듯 만찬장에서 연주하는 음악을 뜻한다. 단원은 현재 포저를 포함해 브랜든 추이(비올리스트), 마이클 운터만(첼리스트), 크리스티나 자카리아스·페트리사 아헌(바이올리니스트) 등 17명이다. 페트리사 아헌은 “(이름에서 짐작하듯) 우리는 경직된 연주가 아니라 파티하는 것처럼 서서 돌아다니며 즐거운 마음으로 연주한다”며 “지휘자도 없이 모든 단원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협력해서 연주한다”고 소개했다.
브랜든 추이는 바로크 음악의 특성을 순두부찌개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보통 시대 연주를 당시 했던 방식과 똑같이 연주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순두부찌개도 전통(조리법)과 요리사에 따라 맨 처음 만들어졌을 때와 맛이 달라진다. 연주 전에 작곡가 의도와 시대배경 등을 철저하게 고증하고 분석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들은 ‘관현악 모음곡 1번 서곡’과 ‘바이올린 협주곡 1번’, ‘바이올린과 오보에를 위한 협주곡’ 등 바흐 작품을 중심으로 영국(헨리 퍼셀), 이탈리아(스카를라티), 체코(안토닌 레이헤나우에르) 작곡가들 음악도 들려준다. 한국 최초의 바로크 목관 연주 단체인 ‘서울 바로크 앙상블’을 이끌며 네덜란드 국립 필하모닉 위트레흐트의 수석 오보이스트로 활동 중인 신용천이 협연자로 함께한다.
25일 아트센터인천에 이어 26일 대구 콘서트하우스, 27일 부산 부산문화회관, 29일 광주예술의전당, 11월 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2일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