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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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서 괴혈병 환자 발생…“생활비 상승으로 과거 질병 돌아와”

재정적 어려움으로 가공식품 위주 식사하던 50대
‘과거의 질병’이던 비타민 C 결핍 괴혈병 나타나

호주 퍼스에 거주하던 한 50대 남성이 ‘과거의 질병’으로 여겨졌던 괴혈병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AFP연합뉴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이 남성은 다리에 발진과 붉은 갈색 반점으로 고통스러워 하며 찰스 가드너 병원에 입원했는데 진단 결과 심각한 비타민 C 결핍으로 인한 괴혈병 증상으로 확인됐다. 괴혈병은 18세기 신선한 음식 없이 몇달을 바다에서 보낸 선원들에게 흔했던 병이다. 

 

가디언은 “실업자이자 혼자 사는 이 남성이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 야채나 과일은 먹지 않고 가공식품 위주의 식사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남성은 8년 전 비만 수술을 받았으나, 돈이 부족해 수술 후 처방받은 비타민과 미네랄 보충제 복용을 중단했다”고 덧붙였다. 의사들은 “호주에서 괴혈병 진단은 놀라운 일”이라며 “오늘날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매일 1000㎎의 비타민 C와 비타민 D3 보충제, 엽산, 종합 비타민을 처방받고 영양사가 만든 식단 계획을 따른 뒤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팀 시니어 영국 일반의원 협회 의장은 “이 남성은 ‘광산의 카나리아’일 수 있다”면서 “생계비 압박으로 좋은 음식을 살 여유가 없는 이들에게 이처럼 괴혈병과 같은 영양소 결핍에 의한 질병이 광범위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