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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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백유의스포츠속이야기] 여자골프의 인기는 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의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 지난주에는 보기 드물게 여자프로골프대회 2개가 동시에 열렸다. 미국프로골프투어(LPGA)의 BMW레이디스챔피언십(서원밸리골프장)과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KLPGA)의 상상인 한경와우넷오픈(사우스스프링스골프장)이 흥행 대결을 펼친 것이다.

 

21일 발표된 시청률 조사자료에 의하면 박보겸 프로가 우승한 상상인 한경와우넷오픈의 평균시청률은 0.349%(이하 수도권 유료가구 기준)로, BMW레이디스챔피언십은 0.220%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 동안에는 LPGA대회가 KLPGA대회를 앞섰다. 특히 일요일에 열린 최종 4라운드 평균시청률은 KLPGA가 0.508%로 LPGA(0.287%)에 크게 앞선다. 관중 동원에서도 대성공이다. BMW챔피언십은 마지막 날 약 5만명의 관중을 기록한 것으로 발표됐다.

 

여자골프의 흥행 성공은 최근 스타들이 대거 등장한 데 있다. ‘장타 트리오’인 윤이나, 황유민, 방신실 트리오다. 2년 전 오구플레이를 신고하지 않아 징계를 받았던 윤이나는 징계 해제 후 출전하는 대회마다 상위권에 입상하며 KLPGA의 흥행을 이끌고 있다. 대회 주최 측은 이들 트리오를 한 조에서 겨루게 하면서 팬의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윤이나는 꾸준한 성적을 바탕으로 올 시즌 상금 순위 1위, 포인트 순위 1위로 나섰다. 게다가 박민지, 박현경, 김수지, 박지영, 이예원, 배소현, 마다솜 등이 우승경쟁을 하면서 팬들을 필드로 끌어들이고 있다.

 

팬 그룹도 다양하게 생겼다. 좋아하는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갤러리가 복장을 통일하고 라운드 내내 선수를 따라다니는 모습은 이제 필드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팬들은 때론 격렬한 응원전을 펼쳐 코스에 생동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선수들이 주먹을 불끈 쥐거나 손을 흔드는 적극적인 응대를 끌어내고 있다.

 

KLPGA투어는 자생적으로 성장했다. 경기장인 골프장 건설은 골프를 즐기는 마니아들의 자금으로 생겨났고, 골프장 진입로 건설이나 전기시설 등도 세금이 한 푼도 투입되지 않은 완벽한 민간자본 투자로 만들어졌다. 골프 산업은 용품, 의류, 관광 등 다른 산업에도 성장 동력을 제공한다. 골프는 그래서 선진국에서 유행하고 인기를 끌 수밖에 없다.

 

2024 KLPGA 시즌은 이제 3개 대회가 남았음에도 아직도 상금왕을 비롯한 여왕 타이틀 주인공 다툼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야외활동이 기대되는 가을날 독자 여러분도 가족 동반으로 필드 나들이를 한 번 해보시면 좋을 것 같다.

 

성백유 전 평창동계올림픽 대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