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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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포자와 수친자, 수학머리 아닌 공부법에 달렸다

수학머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조 볼러/ 고현석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1만9800원

 

학창시절 가장 괴롭히거나 공부하기 싫은 과목을 뽑으라고 하면 ‘수학’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압도적이지 않을까. 현재 초중고교를 다니는 학생들도 비슷한 반응일 것이다. 학교 교육에서 ‘수포자(수학 포기자)’ 양산이 사회적 문제가 된 지도 오래됐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전 세계 많은 사람이 수학을 두려워하고 기피한다. 수학 교육만 30년 넘게 연구한 세계적 석학인 저자에 따르면 대부분 국가에서 10~40%에 이르는 사람이 수학을 최대한 피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수학 공부를 일찌감치 포기하고 수학을 멀리하는 건 권장할 일이 못 된다. 수학 성취도가 높은 학생이 낮은 학생보다 더 나은 학습 기회를 얻고 인생이 풍요로워질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이다.

뇌과학·심리학·교육학을 넘나드는 저자는 책에서 ‘수학머리’가 타고난 소수의 아이만 수학을 잘한다는 말은 틀렸다며 수학을 제대로 가르치고 배우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수학이 어렵고 하기 싫은 이유는 우리 뇌가 즐겁고 효과적으로 수학을 배우지 못하기 때문이라면서다. 한마디로 학생과 수학은 죄가 없으며 잘못된 공부법이 문제라는 얘기다.

조 볼러/ 고현석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1만9800원

“사실 학생들은 어떤 방법이 최선인지 모른다. 게다가 가혹한 성적 평가 문화와 좁은 의미의 수학에만 노출돼 비생산적인 접근 방식을 배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양한 수학적 아이디어에 대해 열린 마음과 호기심을 갖도록 가르치는 메타인지적 학습 접근법을 배우면 이 모든 것이 달라진다.”(83쪽)

저자는 수학 공부에 대한 각종 오해와 편견을 각종 실험 데이터로 반박한다. 또 연령·수준·인종 등이 다양한 학생들의 수학 성취도를 향상시키는 데 성공적이었던 학습 방법과 사례들을 소개하며 누구나 높은 수준의 수학까지 즐겁게 배울 수 있는 효과적인 길로 독자를 안내한다. “우리 뇌는 항상 성장하고, 연결되고, 경로를 강화한다. ‘수학 뇌’ 같은 건 없고 우리 뇌는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애를 쓰고 실수하기를 바란다. 그런 시간이 뇌가 경로를 형성·연결·강화하게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