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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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살상무기 맞붙나… 尹 “북한군 활동 따라 우크라 무기 지원 검토”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과 활동 여부에 따라 살상무기 직접 공급을 유연하게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한-폴란드 정상회담을 가진 후 공동언론발표 질의응답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무기 지원 의향이 있는지,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파병에 따른 한국 군인 파병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육군 1군단이 지난 17일 강원도 고성 일대에서 동해상 표적지(육지에서 17km 이격)를 향해 130mm 로켓탄 천무 실사격을 실시하고 있다. 육군 제공

윤 대통령은 “러·북 협력에 기해서 북한이 특수군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견 한다면, 우리도 그 단계별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한반도 안보에 필요한 조치들을 검토해놓고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살상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직접 공급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었지만, 이 부분에서도 더 유연하게, 북한군의 활동 여하에 따라 (살상 무기 공급을) 검토해 나갈 수 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빈 방한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공동언론발표를 위해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공동 언론 발표를 한 뒤 취재진의 물음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이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 제공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22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개최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의에서 “러·북 군사협력의 진전 추이에 따라 단계적인 대응조치를 실행해 나갈 것”이라며 “단계별 시나리오를 보면 방어용 무기 지원을 고려할 수 있고, 한도가 지나치다 싶으면 마지막에 공격용까지도 (지원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한·폴란드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폴란드 정상회담에서도 북한군 파병 문제는 비중 있게 다뤄졌다.

 

윤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에서 “우리 두 정상은 북한의 핵, 미사일 개발과 도발, 그리고 러시아와의 불법 군사협력을 강력한 어조로 규탄했다”며 “특히 유엔 헌장과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은 한반도와 유럽을 넘어 전 세계의 안보를 위협하는 도발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2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공동 언론 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두다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하면서 윤 대통령에게 폴란드가 가진 우크라이나 전장 상황과 러시아의 침공 상황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하고 있어 서방 입장에선 전쟁의 최전선이다.

 

양국 대통령은 이처럼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밀착과 관련한 공동 대응을 강화하고, 우크라이나 지원과 재건에 공조를 확대키로 했다.

 

양국은 또 2022년 사상 최대인 442억달러(약 60조원) 규모로 체결한 K2 전차, K9 자주포, 천무, FA-50 공격기 등 무기체계 수출 총괄계약의 원활한 이행에 대한 의지도 재확인했다.

 

한편 러시아 하원은 이날 북한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만장일치로 비준했다. 북한이 러시아에 우선 보낸 병력 3000명의 우크라이나 전선 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셈이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