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대북전단 살포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가 2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증인으로 나와 국내법 위반을 지적당하자 “여기가 최고인민회의야”라며 반발로 고성을 쳤다.
박 대표는 전날 보도자료를 내고 “24일 오후 4시 국감장에서 대북전단의 당위성에 대해 국민과 국회의원들 앞에 당당히 밝히겠다”며 참석 사실을 알렸다.
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을 통해 중계를 보면,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이 자유북한운동연합 웹사이트에 실린 내용을 근거로 대북전단 살포가 ‘항공안전법’ 위반이 분명하다고 지적하자 박 대표는 “북한에서는 위법이라고 하겠지만 내가 아는 법적 상식에서는 위법이 아니다”고 했다. 윤 의원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법을 지켜야한다고 하자 박 대표가 “대법원까지 판결이 나와야 위법인지 알 것 아니냐”며 “이건 뭐 최고인민회의야? 내가 지금 법정에 섰냐고!”라고 고성을 쳤다. 최고인민회의는 북한에서 의회 격인 기구다. ‘최고인민회의냐’는 반말 고함은 국정감사 진행을 무시하고 질의와 상관없는 답변으로 국정감사장에서 소동을 일으키려는 의도가 다분해보였지만, 인터넷 중계시스템 상에는 웃음소리가 고스란히 녹음됐다. 어느 당 소속 위원들이 웃은 것인지, 증인으로 참석해 현장에 있던 피감기관인 공무원이 웃은 것인지, 민간인 증인들이 웃은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의원들은 “국토교통부의 유권해석이 법 위반이다”, “문재인정부가 아니라 윤석열정부 국토교통부의 유권해석이다” 등 거듭 법 위반임을 주지시켰으나 그는 동의하지 않았다. 박 대표는 “20년째 대북전단을 보냈다”며 “2000년에 통일부가 항공안전법, 가스안전법 위반으로 고소했지만 2002년 서울중앙지법(‘서울중앙지검’의 잘못)에서 무혐의가 나왔다. 항공안전법은 자가발동기구가 달린, 드론을 말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이 “2020년 12월 항공안전법 실무규칙이 바뀌었다”며 대북전단 살포의 국내법 위반임을 거듭 강조하자 “알려준 사람 없었다”고 했다.
통일부는 그간 “국내법 위반 소지를 단체들도 잘 알고 있다”고 밝혀왔으나 박 대표는 “통일부가 뿌리지 말라는 말은 안했다”, “처음듣는 소리다”, “알려주지 않았다”는 등으로 답했다. 대북전단과 함께 살포되는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 관련 저작권법 위반 지적에 대해서도 “나훈아 임영웅이 가만있지 않느냐”고 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박 대표가) 경찰 조사를 받고 있지 않느냐”며 박 대표를 감쌌다.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간사 등 야당 의원들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위원장이 박 대표를 엄중히 경고하고 사과도 받아내라고 요청했다. 국회의 권위를 훼손한 데 대한 고발 필요성도 언급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김석기 위원장은 박 대표를 향해 “언성을 높이면 안 된다, 절대 그러면 안 된다”면서도 사과를 요구하지는 않았다.
박 대표는 이날 대북전단 살포 의도에 관해 자신이 대북전단을 보고 진실을 알게 돼 탈북했는데 2000년부터 정부가 보내지 않는다고 해 직접 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북전단에 대한 후원을 유도하기 위해 열 번 보내면 한 번 정도 공개 살포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접경지 불안을 인정하는지 묻자 “불안은 대북전단이 아니라 김정은이 유도한다”거나 자신보다 김정은이 더 나쁘다는 식의 답변으로 일관했다. 그는 “어제도 폭풍군단 어머니가 전화와서 통화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폭풍군단은 러시아에 파병설이 제기된 북한 특수부대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