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딴 남자애 임신한 아내, 이혼 중 남편 호적에 친생자로 올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다른 남성의 아이를 임신하고도 아이를 전 남편 호적에 친생자로 올린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친생자는 혼인한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혼인 중의 출생자’를 뜻한다.

 

남성은 피해를 호소하며 친생자 등록을 무효화 할 수 있는 지 의견을 구했다.

 

25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이런 내용의 A씨의 하소연이 전해졌다.

 

대학시절 만난 부인이 임신하는 바람에 결혼했다는 A 씨는 집안 살림과 육아에는 관심이 없고 모바일 게임에만 빠져 있는 아내 B 씨와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로그인 된 PC에서 아내 메신저를 보고 큰 충격에 빠졌다. 메신저에는 다른 남성과 나눈 대화가 있었던 것이다.

 

A 씨는 아내에게 추궁하자 '밥만 먹은 사이'라며 발끈했고, 이 문제로 잦은 부부싸움 끝에 이혼하기로 하고 별거에 들어갔다.

 

이들의 결혼 생활은 이렇게 정리되는 듯 했다. 하지만 B 씨는 터무니없는 행동으로 A 씨의 발목을 잡는다.

 

8개월 뒤 이혼 법정에서 아내를 마주한 A 씨는 임신한 아내를 보게됐다. 이에 이유를 묻자 “당신이 아는 그 남자와 헤어지고 다른 남자와 만나 살고 있다. 그 남자아이다”라고 했다.

 

A 씨는 당황했지만 어차피 남이 될 사람이라 크게 신경쓰지 않았는데, 이혼소송 중 아이를 출산한 아내가 그의 호적에 친생자 등록을 했다.

 

A 씨는 “친생자 등록을 무효화 할 수 없나”라며 위자료 소송 등 법적인 자문을 구했다.

 

이 사연에 대해 조인섭 변호사는 “민법은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는 남편 자녀로 추정한다'고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혼전 임신일 경우, 혼인 성립한 날부터 200일 이후에 출생한 자녀 또한 법적 남편의 자녀로 추정하고 이혼을 한 경우엔 혼인관계가 종료된 날부터 300일 이내에 출생한 자녀 역시 혼인 중 임신한 자녀로 보고 전남편의 자녀로 추정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아내가 A 씨 호적에 아이를 올린 것 그 때문”이라며 “아이 이름을 호적에서 지우려면 당사자간 합의로는 안 되고 친자가 아님을 안 지 2년 이내에 친생부인의 소 혹은 친생부인의 허가 청구를 통해 추정을 부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A 씨가 장기간 별거사실을 증명하고 유전자 검사 등 과학적 방법을 통해 이혼소송 중 아내가 출생한 아이는 친자가 아님을 밝히면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A 씨가 아내의 전 남자친구, 현 동거남을 상대로 각각 위자료 소송을 낼 수 있는지에 대해 조 변호사는 “혼인파탄이 전 남자친구 때문이었기에 전남친을 상대로 한 소송은 가능하지만 현 동거남은 'A 씨와 아내가 이혼에 서로 동의했고 절차상 이혼판결만 남았다는 사실을 알고 동거'했기에 법원으로부터 인정받기 어려울 것 같다”고 조언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