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해리스, 흑인 표 잡으러 오바마와 첫 유세 나서

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처음으로 같이 유세에 나섰다. 흑인 인구가 많은 남부 경합주 조지아에서다. 해리스 부통령은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대선까지 남은 약 열흘 동안 민주당의 주요 지지층인 흑인 유권자들을 결집해야 하는 과제를 갖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조지아 애틀랜타 외곽 클락스턴의 한 고등학교 축구장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의 “나의 친구”라는 소개를 받아 무대에 올랐고, 오바마 전 대통령의 2008년 선거 슬로건인 “예스, 위 캔(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을 외쳤다. 무대에 오른 해리스 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과 포옹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클라크스턴에서 열린 대선 유세장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손을 잡고 소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해리스 부통령의 손을 붙잡은 오바마 전 대통령은 2만여명의 관중들에게 ”우리는 함께 이 나라에서 새로운 세대의 리더십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며 ”더 좋고, 강하고, 공정하며 희망적인 미국을 건설하자”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위험한 권위주의자라고 공격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의 폭군”이 되려고 재선 도전에 나섰다고 비난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부터 경합주를 순회하며 해리스 부통령을 지원사격하고 있다. 특히 조지아는 흑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만큼 이날 해리스 부통령과 오바마 전 대통령이 함께 나선 것은 이들을 공략하려는 전략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다른 민주당 후보들에 비해 흑인, 특히 흑인 남성들에게 표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흑인 남성을 위한 기회 의제’를 발표하기까지 했으나 지지율 상승세는 신통치 않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아직까지 흑인 사회에서 가장 영향력이 높은 정치인 중 하나로 꼽힌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흑인들을 동원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27일 흑인 단체 ‘윈 위드 블랙맨’과의 라운드테이블도 계획하고 있다. 다만 오바마 전 대통령이 흑인 남성들에게 “트럼프에게 투표하는 것이 남성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한 뒤 그가 흑인 남성들을 가르치려 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25일에는 흑인 여성 뮤지션인 비욘세와 초강경 낙태 금지 정책을 펴는 텍사스 휴스턴에서 유세하며, 26일에는 경합주 미시간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와 유세한다. 선거날까지 흑인 표를 지켜내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하지만 ‘집토끼‘의 표를 기반으로 부동층 확장을 해도 모자란 시간에 집토끼를 지켜내는데 많은 시간을 쓰는 것이 선거에서 좋은 징조는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